한미일 북핵 공조에 경계심 드러낸 김정은
딸 주애 데리고 해군사령부 현지지도 나서
정부 "기본예의도 못 갖춰…평가 필요없다"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따른 안보 협력 강화 등 3국 협력체의 획기적 진화에 위기의식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3국 정상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데 대해서는 "발언자(김정은)의 저급한 수준을 보여준다"며 "기초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언급에 평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28일 해군절 맞아 해군사령부 찾은 북한 김정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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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국자는 "북한도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것이 자신들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위협에 따른 조치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며 "북한은 사상누각(허술한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기초가 약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뜻)에 불과한 헛된 '전쟁준비 완성'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민생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찾은 자리에서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딸 주애도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미·일 정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을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인태 지역의 위기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이러한 3국 공조에 대한 비난을 제기한 적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가 남측을 '대한민국'이라 부른 것도 처음이다.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해, 북한은 지난달부터 공식 석상에서 우리나라를 국호 '대한민국'으로 지칭하고 있다. 표현을 아예 바꾼 것은 아니고 '남조선'과 혼용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북한이 적화통일을 포기하고 '2국가론'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정부는 '조롱의 의미를 담은 선전·선동'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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