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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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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오염수 비판에 “1+1이 100이라는 사람들” 적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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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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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비판적인 이들을 겨냥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며 또 국민 갈라치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2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이번에 후쿠시마, 거기에 대해서 나오는 거 보라”며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건 (없고)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치, 협치 하는데, 얼마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친다”며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이렇게 힘을 합쳐갖고 성장과 분배를 (같이) 발전해나가는 것이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상대는)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바다에 방류한 오염수가 환경과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으로선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위험성을 우려하는 이들을 ‘비과학적’이라고 몰아붙이는 한편, 이들을 대화 상대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치 영역에서 타협은 늘 해야 하지만, 어떤 가치를 갖고 (타협을) 할 것인지 그것부터, 국가정체성에 대해 성찰을 해야 한다. 당정만이라도 우리가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국가 정체성 부정 세력’으로 규정하며 타협과 협치를 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못박은 셈이다.

윤 대통령은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지난 정부 비난도 거듭했다. 그는 “돈은 없는데 사장이 벤츠 600 같은 고급 승용차를 막 굴리는 식으로 해서 안 망한 기업이 없다. 껍데기는 화려하고, 사람은 많이 채용해서 직원 숫자도 많고, 벌여놓은 사업도 많은데,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며 안이 아주 형편없다”며 “국가도 마찬가지다. 정말 정부를 담당해 보니,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또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과 지향해야 할 가치로 제일 중요한 건 이념”이라며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이념”이라고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제가 선거 때부터 헌법에 적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바탕으로 자유와 연대, 인권과 법치, 정의와 공정, 그리고 남북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외교 지평의 확대를 쉬지 않고 추진해왔다”고 자평했다. 또 “국가안보, 군 공안기관, 공권력을 집행해야 하는 법 집행기관, 경제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까 조금씩 내실 있게 만들어가는 데 벌써 1년 서너달이 훌쩍 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언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국외 출장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110명이 참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원희룡 교통부 장관 등 장·차관들도 대거 출동했다.

윤 대통령의 당 연찬회 참석은 이번이 두번째다. 올해 연찬회는 내년 총선 전 윤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 전원의 마지막 ‘단합대회’인 만큼, 당 결속력을 부각한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연찬회 참석은 윤 대통령이 연초부터 당정 협력 강화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며 “집권 2년차 정기국회를 앞두고 입법과 예산 분야에서 정부여당의 협력 강화를 주문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의 국회의원 연찬회 참석은 이례적이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의 자율성을 위해 연찬회 참석 대신 의원들을 청와대로 직접 초청해 식사를 하며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때문에 연찬회에 두 차례 연속 참석한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당무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내부 총질’ 문자 메시지 공개 뒤 연찬회에 참석해 ‘원팀’을 강조한 바 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내년 총선은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건 운명의 시간인 만큼 정당에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에선 윤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을 대통령실이 공천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짚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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