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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12살 의붓아들 학대 살해한 인천 계모 징역 17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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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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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의붓아들을 멍투성이가 될 정도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모가 징역 1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오늘(25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43) 씨의 죄명을 아동학대치사죄로 변경해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A 씨의 남편 B(40) 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A 씨와 B 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재판부는 "판례나 관련 증거를 비춰볼 때 피고인 A 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미필적으로라도 있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렇다면 무죄를 선고해야 하지만 피고인이 아동학대치사죄 등은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치사죄는 유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남편의 전처를 닮았다거나 자신이 유산한 원인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학대를 시작했다"며 "보호와 양육의 대상인 피해자를 자신의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아 사망하게 한 행위는 그 자체로 반사회성과 반인륜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기장을 보면 피고인의 용서나 애정을 구하는 표현이 있다"며 "그런데도 계속된 냉대와 지속적인 학대로 피해자가 느꼈을 좌절과 슬픔은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은 B 씨와 관련해서는 "아내의 학대 행위를 인지하고도 친부로서 피해자를 지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학대에 동조했다"며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받고 있지 않아 사망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피해자 방임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날 재판은 일부 방청객들이 고성을 지르면서 선고 내용에 반발해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숨진 피해자의 친모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고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실관계가 유사한 '정인이 사건'을 참고했다"며 A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B 씨는 당시 징역 10년을 구형받았습니다.

A 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11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C(12) 군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50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그는 C 군이 성경 필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자주 무릎을 꿇린 채 장시간 벌을 세웠고,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거나 알루미늄 봉 등으로 온몸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C 군은 숨지기 이틀 전 옷으로 눈이 가려진 채 16시간 동안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이 묶였고, 그 사이 A 씨는 방 밖에서 폐쇄회로(CC)TV와 유사한 '홈캠'으로 감시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4월 태아를 유산하자 모든 원망을 C 군에게 쏟아내며 점차 심하게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 씨도 2021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드럼 채로 아들 C 군을 폭행하는 등 15차례 학대하고 아내 A 씨의 학대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부모로부터 장기간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하면서 10살 때 38㎏이던 C군의 몸무게가 사망 당일에는 29.5㎏으로 줄었고, 사망 당시 온몸에서 멍과 상처도 발견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정혜경 기자 cho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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