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6월 14일 통화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의 마지막 단계에 맞서는 중앙은행의 전략은 소비자, 시장과 경제에 잠재적으로 크고 고통스러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Fed가 인플레이션 2%대 복귀를 위해 얼마나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해야 하는지를 두고 반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물가 상승률은 절대 불변의 가치가 아니다”라며 “물가상승률을 3.5%에서 2.25%로 낮추기 위해 경제를 짓누르는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로 칸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물가상승률 2% 목표는 과학이 아니고, Fed의 정치적인 판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Fed가 ‘물가 2%’ 목표를 처음 공식화한 것은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재임하던 2012년으로 비교적 최근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40여 년 만에 가장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만큼, 물가 목표를 고수하기보다는 3%대로 높이는 게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퇴자들의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등 생산성 향상 기술 발전 ▶미국의 재정지출 증가 ▶에너지 전환 투자 증가 등에 따라 중립금리(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 수준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_7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노동부] |
특히 고강도 긴축이 오래 이어지면 실업률이 치솟고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WSJ는 “Fed가 금리를 더 높여 2%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려고 노력할 경우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연착륙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상업용 부동산과 지역 은행의 스트레스를 가중한다는 점도 짚는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로 2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 1년여간 이어진 고강도 긴축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전년 대비)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7월 3.2%까지 내려왔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여전히 4%대 후반에 있어 Fed의 목표치를 두 배 이상 웃돈다. 물가에 영향력이 큰 국제 유가가 오르는 등 변수도 남아 있다.
하지만 Fed의 ‘골대’를 옮기면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설정한 물가 목표(2%)를 달성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다면, 목표 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라고 했다. 미국만 물가 목표를 달리 하기도 부담스럽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도 공통적으로 2% 물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며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인 물가 목표를 포기하면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와 정책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탄탄하기 때문에 2% 목표 달성에 큰 고통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지난달 소매 판매 등 지표는 예상치를 웃도는 강세를 보였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해 “연착륙으로 가는 길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