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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중국 항공사들, 파격적 연봉으로 조종사 ‘싹쓸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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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사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항공업계에서 선임 조종사를 거의 ‘싹쓸이’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조종사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민간 항공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지역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를 보면 중국의 민간 항공 시장은 올 6월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4.7% 팽창했으며 국내선 여객 운송량도 미국 다음으로 많다. 육로 대신 하늘길을 택하는 중국 중산층의 폭발적인 수요에 발맞춰 중국 민간 항공사들은 현재 항공기 800대 이상을 새로 주문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중국 민간 항공사들이 새로 주문한 비행기를 모두 운항하려면 조종사 수천 명을 모집해야 하지만 자국 내 훈련받은 조종사들만으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중국이 지금부터 조종사 양성에 박차를 가해도 이들이 숙련된 조종사가 되기까지는 10년여가 걸리기 때문에 중국 항공사들은 외국인 조종사 채용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아시아 최대 조종사 파견 업체인 리쉬워스 항공의 마크 이스트 상무는 “숙련된 조종사 공급이 줄어들면 임금을 올려서 이를 확보하는 것이 답”이라며 중국 항공사들이 지난 18개월간 외국인 조종사 임금을 최대 30% 올렸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항공사들이 외국인 조종사에게 제시하는 연봉은 파격적인 수준이다.

중국 하이난 항공과 선전 항공은 조종사 채용을 위해 각각 27만 달러(약 3억원)와 23만1600달러를 연봉으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미국 주요 항공사 소속 조종사의 평균 연봉(13만5000달러)의 2배에 달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가 최고참 기장에게 제공하는 연봉과 비슷하다.

WSJ은 중국 항공사의 공격적인 인력 채용이 아시아 지역의 소형 항공사들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다고 전했다. 태국의 소형 항공사인 젯아시아의 데이비드 윌모트 상무는 동남아시아 항공사 대부분은 외국인 조종사에게 중국 항공사가 제시하는 금액의 절반 밖에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도 조종사 부족을 절감하는 회사 중 하나”라며 “소형 항공사들은 숙련된 조종사를 구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소형 항공사뿐만 아니라 조종사의 급속한 노령화가 예상되는 미국 등 다른 지역의 항공사들도 중국 항공사의 조종사 구인 전략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IATA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존 벤트는 “항공 업계에서 현재 은퇴 쓰나미가 진행 중”이라면서 “몇 년 내로 조종사 공급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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