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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Pick] "교도소 무섭다니" 성 착취 중학생이 쓴 반성문에 호통친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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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지금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다. 본인의 잘못을 돌아보고 자신의 범행으로 상대방이 어땠을지를 생각해 보라"

초등학생을 상대로 여러 차례 집단 폭행을 한 것도 모자라 성 착취까지 일삼은 10대들이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은 여러 차례 반성 없는 반성문을 써서 제출했다가 재판부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습니다.

17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진재경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 군(16)과 B 양(16)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습니다.

A 군은 지난 4월 11일과 12일 새벽 시간대 초등학생 C 양(12)의 서귀포시 주거지로 찾아가 C 양을 불러내 인근 공영주차장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A 군은 동행한 공범에게도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 6월 7일 C 양이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은 B 양은 서귀포시의 한 어린이 놀이터 정자에서 A 군을 비롯한 공범 3명과 번갈아 가며 발로 C 양 신체를 폭행해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습니다.

특히 B 양은 C 양이 경찰과 학교에 피해를 신고했음에도 협박과 폭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C 양이 피해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호소하자 B 양은 6월 10일 오전 2시쯤 공범 1명과 함께 C 양을 인근 테니스장으로 끌고 가 발로 배를 걷어차는 등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습니다.

당시 C 양은 "숨이 안 쉬어진다"라고 호소했음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은 C 양을 협박해 휴대전화로 알몸을 촬영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C 양은 여전히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공범들은 소년부 송치 처분받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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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군 측은 이날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반면 B 양은 "피해자를 불러 때린 것은 맞지만 피해자를 협박해 옷을 벗게 하고, 사진을 촬영한 것은 당시 같이 있던 공범이 했다. 오히려 나는 말렸다"라며 공소사실을 일부 공범의 잘못으로 떠넘겼습니다.

또 B 양은 지난달 초 기소된 이후 재판부에 16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도리어 B 양을 크게 다그쳤습니다.

모두 반성 없는 반성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술을 듣던 진 판사는 "B 양이 그동안 반성문을 참 많이 냈다"라며 "하지만 반성문을 보면 피해 아동 고통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90% 이상이 '교도소 처음 와보니 너무 무섭고, 하루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등 모두 본인 입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을 보면 단순히 피고가 '내가 그때 좀 성질이 못됐었어, 그때 그 애 아픔을 왜 생각 못 했지' 정도로 생각할 사안이 아닌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라며 "B 양이 지금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다. 본인의 잘못을 돌아보고 자신의 범행으로 상대방이 어땠을지를 생각해 보라"라고 꾸짖었습니다.

피고인들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오는 9월 7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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