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 외야수 배정대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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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위즈 선수 배정대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가 17일 “사건 당시 배 선수에게 폭행을 멈춰달라고 호소했으나 심한 구타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5월부터 폭행 사실을 구단에 알리고 수차례 연락했지만 아직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 선수는 “얼차려를 준 건 맞지만 사과했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A(27)씨는 이날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2012년 1학년 겨울방학 때 대만 전지훈련에서 2학년 주장이던 배 선수가 아스팔트 바닥 위에 30분 이상 머리를 땅에 박게 한 뒤 야구배트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배 선수 폭행 논란은 A씨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행 사실을 털어놓으며 불거졌다. 해당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고, 배 선수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A씨는 “배 선수를 TV에서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며 “폭행을 당한 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해온 야구를 그만둔 것도 계속 떠올라 우선 SNS를 통해 알린 것”이라고 털어놨다.
사건 당시 1학년 주장이었던 A씨는 폭행 중단을 요구해도 배 선수가 멈추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A씨는 “한 대를 맞고 너무 고통스러워 ‘봐달라’고 애원했지만, 배 선수가 명치를 주먹으로 때렸다”면서 “엉덩이를 때리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당시 폭행 장면을 지켜본 동기가 10명 정도 됐는데, 이들도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A씨는 5월 구단에 폭행 사실을 알리고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구단 측은 배 선수가 잘못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며 합의를 제안했으나, A씨는 보상 규모를 놓고 견해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금은 아무런 금전적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배 선수의 진정한 사과만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배 선수는 SNS에 글을 올려 “얼차려를 준 건 맞다”면서도 “이후 후배들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3학년 선배들 주도로 단체 얼차려가 있었고, 2학년 주장이었던 제가 1학년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다”며 사과를 한 뒤엔 어떤 폭행이나 욕설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운동부 악습을 따라 한 것에 후회한다는 글도 남겼다.
배정대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한 KT의 주전 외야수다. 올 시즌엔 55경기에서 타율 0.285에 1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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