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우크라 영토포기' 거론 뒤 뒷걸음질…백악관도 "부정확"

'점령지 포기 대신 나토가입' 방안 제시 하루 만에 "실수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나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던 나토 고위 인사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비서실상 스티안 옌센은 이날 노르웨이 일간 VG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토 포기' 발언에 대해 "실수였다"고 말했다.

옌센은 전날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점령지) 영토를 포기하고 대신 나토 회원국 지위를 얻는 것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공분을 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 제안에 "터무니없다"며 "의도적으로 민주주의의 패배를 취하고, 국제범죄를 부추기고, 러시아 체제를 보존하고, 국제법을 훼손하고 다음 세대로 전쟁을 넘기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옌센은 이날 자신의 해당 발언이 "우크라이나의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더 광범위한 논의의 일부였다"며 "그걸 그런 식으로 언급해선 안 됐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옌센은 진지한 평화 협상이 시작되면 누가 어떤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지 등 그 시점의 군사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바로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지원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옌센이 이른바 '랜드 포 나토'(land-for-Nato) 방안이 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란 생각은 끝내 철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나토 측은 전날 성명을 통해 "필요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옌센이 언급한 방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정확하지 않다"며 "우리는 이미 (나토) 가입을 위한 방법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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