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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MB 정부 때 이동관의 대변인실, 인사·공천·정책까지 ‘전방위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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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세평 수집
‘한나라당 공천 파장 대비’ 제언도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실이 소관 업무가 아닌 공직자 인사, 국회의원 선거 대응 방안, 경제정책 발표 시기 등에 의견을 개진하거나 방향을 제안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였다.

경향신문이 16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천성관 관련 검찰·청·당 기자 반응’ 문건을 보면 청와대 대변인실은 검찰·청와대·야당 출입기자들을 통해 천성관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의 세평을 수집해 보고했다. 이 문건은 2009년 7월13일 대변인실이 작성한 것으로,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따로 챙겨둔 것을 2018년 다스 실소유주를 수사하던 검찰이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찾아냈다.대변인실이 언론인들에게서 수집한 천 후보자 관련 세평은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검찰 출입기자들의 반응을 모은 대변인실은 보고서에 “검찰 주변은 봉합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도 “워낙 자기관리를 못했고 비밀이 많아 예측 불가능하다는 지적” “친권재진 세력들이 불씨 되살리려는 것 같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VIP(이명박 당시 대통령) 330억 기부, 친서민 정책 등 최근 이미지 변신 한꺼번에 날아갈 가능성”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 부정적 이미지가 되살아날 가능성” 등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대변인실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들로부터 “박영선 의원 등이 추가 폭로를 위해 참모들 가동” 등의 반응을 들었다고 적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분위기였으나 대변인실 문건이 작성된 시점 직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기재부발 경제대책 발표 보류” “노동계 이슈 최대한 총선 이후로 연기”

MB 정부 이동관 대변인실 ‘전방위 개입’

2009년 7월14일 오후까지 해명자료를 배포하던 천 후보자는 그날 저녁 사의를 표명했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대변인실이 공천 파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한 대목도 문서로 남았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2008년 3월15일자 ‘주간 주요 언론보도 분석’ 문건을 보면 대변인실은 ‘한나라당 공천 관련’ 항목에서 “(공천) 탈락자 출마에 따른 정밀한 민심동향 파악이 필요하며, 무소속 출마를 주저앉힐 수 있는 적절한 인사 대책 강구할 필요”라고 했다. 공천을 받지 못한 여당 인사들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이들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 것이다.

이외에도 해당 문건에는 “세부적인 액션플랜이 부각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발 경제대책 발표는 당분간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거나 “노동계 이슈가 최대한 총선 이후로 연기될 수 있도록 노사정책 시기 조율 필요”하다는 대변인실 의견이 첨부됐다.

전 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 물갈이를 놓고 야당·언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공직사회 ‘노(무현) 코드뽑기’ 등 낡은 사회 잘못된 인식 ‘뿌리뽑기’ 패키지 홍보”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정치 관여·민간인 사찰·언론 장악 의혹 문건에 대해 “본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당시 대변인실이 작성한 ‘언론보도 점검 및 대응방법 매뉴얼’과 ‘브리핑 내실화 및 외신 관리 강화 방안’을 보면 매일 오전 8시 수석회의에서 대변인이 주요 사안을 보고하고, 오전 9시15분부터 대변인 주재하에 공보대책회의가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지금껏 드러난 언론 장악에 더해 당무 개입까지, 매일 공보대책회의를 주재한 이 후보자가 몰랐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 후보자는 청와대 대변인실의 정치 개입을 주도했거나 최소 방치한 인물”이라고 했다.

조형국·탁지영·강은·전지현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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