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소비지표 2년 만에 감소
소매판매액 지수는 7.4% 줄어
“고물가에 해외여행 전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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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일하는 회사원 김모씨(29)는 올여름 2박3일 제주도 가족 여행을 준비하다 해외로 행선지를 바꿨다. 숙박비나 식비 등 제주도 물가가 너무 비싸 차라리 해외로 나가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여행 일정을 하루 더 늘려 지난달 말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왔다. 김씨는 “5인 가족이 제주도 호텔에서 하루 묵으려면 60만~80만원은 써야 했고 식당 갈치조림 가격은 1인당 3만원이 넘었다”며 “후쿠오카도 1시간만 비행기를 타면 돼 일정을 늘리더라도 해외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에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제주도 소비지표가 2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크게 오르고 해외 항공편도 늘어나면서 제주도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처럼 상대적으로 가까운 해외여행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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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지난 2분기 제주도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2분기 대비 1.7% 감소했고, 소매판매액 지수는 같은 기간 7.4% 줄었다. 이 지표들은 특정 지역의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데 서비스업 생산은 서비스 소비, 소매판매는 재화(상품) 소비 수준을 각각 나타낸다.
따라서 두 지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2분기 제주도의 서비스·재화 소비가 모두 줄었다는 뜻으로 코로나19 2년 차인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제주도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 흐름을 이어오다 감소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10개 분기 연속 증가해오다 감소 전환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행객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다보니 제주도 관광객이 감소해 면세점이나 편의점 매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서비스업 쪽에서는 숙박·음식점이 부진한 탓이 컸다”고 말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2분기에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감소한 지방자치단체는 제주도와 세종시(각 -1.4%·-1.1%)뿐이었다.
인천(7.6%), 서울(6.6%), 대전(3.5%) 등은 운수·창고, 금융·보험업에서 호조세를 보여 서비스업 생산이 큰 폭 늘었다. 소매판매는 대전(5.4%), 부산(4.6%), 전북(3.3%)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승용차·연료소매점 등에서 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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