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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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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이상 페널티'… 野혁신안 루머에 비명계 "공천학살"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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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0일 발표하기로 예정된 공천룰 관련 혁신안으로 3선 이상 현역 의원에게 페널티를 주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천학살' 의도까지 거론하며 비명계 반발이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을 오히려 망가뜨린 사람으로 기록될 혁신위원장 리스크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에 대해 "공천룰을 자꾸 손보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학살"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혁신위는 해체 등의 수순을 밟아가야 하는데 이 대표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개딸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공천제도를 손보고 싶은, 그래서 비명계를 학살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천룰은 이미 지난해 중앙위원회 72%의 찬성으로 만들어졌다"며 "확정된 공천룰을 다시 손보는 것이 맞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천룰 혁신안을) 수용하려면 대의원제나 공천룰 때문에 당 지지도가 못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야 한다"며 "자의적인 판단으로 비이재명계 학살이라고까지 의심할 수 있는 공천룰을 이재명계 일색의 혁신위가 건드린다는 것을 어떻게 수용하느냐"고 말했다. 비명계 설훈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해체해야 할 혁신위가 설치고 있다"며 "비명계 학살을 넘어 이 대표가 그만두려고 작심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혁신위 분란을 계기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3선 이상 현역 의원 페널티안은 원외 친명 정치인 단체인 '더민주혁신회의'가 제안한 것이다. 더민주혁신회의는 혁신위에 특별당규 개정안을 건의하며 "동일 지역구에서 연속 3선 이상의 현직 국회의원이 또다시 해당 지역구 후보 경선에 나서면 득표의 50%를 감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혁신위는 현재 대의원제를 축소하는 혁신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우려에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일축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하명을 받고 혁신위가 혁신안을 제안하고 공천 학살을 진행하는 기제를 제공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확대간부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공천룰 변경안에 대한 질문에 "나오면 보시죠"라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친명계에서는 혁신위를 통해 이 대표 지지자가 주류인 당원 중심 공천룰 개정을 관철하고 비명계 축출에 나서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 지지자 세력은 혁신위의 공천룰 개정 검토 소식이 나오자 "의원들의 목소리가 아닌 당원들의 목소리가 혁신위를 가득 메우도록 해야 한다"며 혁신위에 응원,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내도록 독려했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현역 의원의 조직적 반발에 혁신위가 혁신안을 후퇴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떠밀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현역 의원 50%에 이르는 대대적인 물갈이만이 우리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이들을 축출하자는 집회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민주당 혁명결사대 이재명과 개혁시민행동'은 지난 8일 비명계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인근을 찾아 "당내 적폐 수박, 당원들이 심판하러 간다"며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9일 오후 전해철 의원 지역구에서 2차 집회를 열 것을 예고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혁신안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며 "아무리 힘센 제왕도 민주주의를 막을 수 없었듯 민주당의 민주주의 1인 1표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박홍배 전국노동위원장은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항구적인 정책연대는 대의원제와 노동 권리당원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며 "대의원제가 폐지되면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 파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도부는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연임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수도권 4선 의원은 "현재 한국 정치는 초선이 많아 불안정한 것"이라며 "초선은 30% 이하, 3선 이상이 50%를 차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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