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의 코로나19 격리 시설 '팡창' |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제로 코로나'의 산물로 꼽히는 집단 격리시설 재활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른바 '팡창'(方艙)이라고 불리는 이 시설은 체육관 크기의 대규모 공간을 만든 뒤 간이침대와 칸막이 등을 설치해 놓고 확진자는 물론 무증상자와 밀접 접촉자 등을 격리하던 시설이다.
중국 정부가 한 명의 확진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세우면서 한때 지방정부마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대규모 격리시설을 건립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 11월 방역정책 브리핑에서 당국자가 23곳의 격리시설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고, 광둥성 광저우에서는 24만6천병상 규모의 격리시설을 짓는 모습이 관영 방송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현재 중국 전역에 몇 곳의 격리시설이 남아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7일 충칭시, 허베이성 싱타이, 쓰촨성 쯔궁시, 안후이성 쉬안청시 등에 설치된 격리시설이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쓸모없게 된 격리시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새 용도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노인요양원 등으로 재활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건물 설계가 이런 용도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산둥성 지난시의 경우 팡창을 산업단지 노동자 숙소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고, 베이징에서는 최근 폭우로 생활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주시설로 활용 중이다.
지방 정부와 전문가 의견도 갈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더는 대규모 격리시설이 필요 없다는 주장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상황에 대비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가운데 헤이룽장성 자무쓰시에서는 최근 제로 코로나 당시 승인 받은 격리시설을 뒤늦게 짓겠다는 공고를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자무쓰시 측은 팡창이라는 이름으로 건물을 지어도 실제로는 호텔이나 응급의료 교육장소로 활용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네티즌들은 자원을 낭비하는 황당한 프로젝트라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시설 격리보다 백신 등 의약품이 코로나19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백신 전문가 좡스리허의 주장을 강조하며 팡창 재활용 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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