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범죄 혐의 '체포 영장'…이스라엘 강력 반발

<앵커>

국제형사재판소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란트 전 국방장관 그리고 하마스 사령관에 대해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영장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국제형사재판소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수뇌부, 양측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유는 전쟁 기간 민간인에게 가해진 반인도적 행위 때문입니다.

재판소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고의로 공격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민간인 생존에 필수적인 식량과 의료품을 의도적으로 박탈했다며 국제인도법을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지도자에게 영장이 발부된 건 2002년 재판소 설립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해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하마스 지도자에 대한 체포영장도 함께 발부됐습니다.

하마스 지도자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걸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은 강력 반발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오늘은 국가 역사상 '검은 날'입니다.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사법재판소는 오늘날 인류의 적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왜곡된 결정을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팔레스타인과 하마스, EU는 재판소의 결정에 동의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조셉 보렐/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 법원, 사법부, 국제형사재판소의 결정입니다. 그리고 법원의 결정은 존중되고 실행돼야 합니다.]

미국은 "절차상 오류"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엔 124개 국가가 가입돼 있는데, 원칙적으론 피의자가 자국 영토 내로 들어왔을 땐 체포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장이 발부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가입국인 몽골을 방문했을 때 되려 환대를 받는 등, 구속력에 한계가 있단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체포 우려로 네타냐후 총리의 활동 범위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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