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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렌트 비용도, 식당 웨이팅(대기 줄)도 반으로 줄었어요." 지난주 제주로 휴가를 다녀온 A씨는 이번 여행을 계획하며 '바가지 물가'부터 우려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는 "관광명소·맛집 인파가 예전 같지 않았다"며 "관광객이 줄어드니 부르는 게 값이던 물가도 꽤 진정됐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의 물가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1% 초반까지 하락했다. 서울지역의 절반이 채 안되는 수준이다. 강원·충남 등 다른 관광 지역의 물가도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국내여행 특수를 누렸던 기저효과에 해외여행 증가로 얼어붙은 국내여행 수요가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제주 지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1.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 물가상승률 2.3%의 절반 수준이다. 다른 지역의 물가 상승률은 △서울 2.9% △부산 2.6% △울산 2.5% △인천 2.4% △대전 2.3% △광주·경기 2.2% △대구 2.1% △충북·경남 2.0% △세종·강원 1.8% △전북·전남·경북 1.6% △충남 1.5% 등이다.
지난해 제주지역은 여행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올해 들어선 급격한 하락세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7월 7.4%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월 6%대(6.8%) △11월 5%대(5.3%) △올해 2월 4%대(4.7%) △3월 3%대(3.9%) △5월 2%대(2.5%) △6월 1%대(1.5%) 등으로 내려왔다.
세부적으로는 제주 지역 개인서비스 물가가 4.0%로 1년 전 대비 3.6%p 하락했다. 여행 품목 물가가 크게 내려간 영향이다. 승용차 임차료(렌터비)가 지난해 7월 24.7% 상승에서 올해 17.4% 하락으로 급격히 둔화됐고 호텔 숙박료는 13.5% 상승에서 2.0%로 상승폭이 줄었다. △여객선료(12.5%→-2.2%) △국내 단체여행비(27.5%→-9.3%) 등 나머지 여행 품목 물가가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식물가 상승폭은 1년 새 8.6%에서 5.2%로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냉면(16.1%→2.7%) △갈비탕(13.9%→4.7%) △맥주(13.4%→4.0%) △쇠고기(17.0%→0.0%) △해물찜(11.5%→5.1%) 등에서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국내 관광객이 급증했던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다. △강원(7.6%→1.8%) △충남(7.5%→1.5%) △경북(7.4%→1.6%) △전남(7.3%→1.6%) △충북(7.2%→2.0%) 등 지역도 1년 새 물가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여름 휴가 등 성수기를 맞으면 제주 등 지역들의 물가는 상승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물가가 내려 앉은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시기에 국내관광 특수를 누렸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여행물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이와 비교한 올해 물가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이후 국내여행 관광이 크게 줄어든 것도 요인이다. 7월 한 달만 보더라도 제주지역의 내국인 관광객은 105만9100여명으로 전년 대비 14.3%나 감소했다. 또 제주지역 물가가 비싸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이후 지역이 자체적으로 물가를 안정을 위해 노력한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달 사상 최대폭 하락한 석유류 가격(-25.9%)도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제주 등 지방 지역에서는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면서 "지방은 대중교통 사용률이 상대적 낮기 때문에 석유류 소비지출 비중이 크고 이에 따라 해당 품목의 물가가중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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