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31일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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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31일(현지 시각) 필리핀을 방문한 자리에서 “불법적인 무력 사용은 우크라이나에서도, 인도태평양 역내에서도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서로 분리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EU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EU 수장이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미·중 대결 구도에 가세해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 경고한 셈이다. 이날 마르코스 대통령은 2017년 이후 교착 상태인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이번 방문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폰데어라이엔은 이날 마닐라 경제포럼에서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무력시위는 필리핀과 역내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또 필리핀이 니켈의 90%를 중국에 수출하는 데 대해서도 “이것은 바뀔 수 있다”면서, “우리가 (지리적으로) 누가 이웃 국가가 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누구와 일을 하고, 어떤 조건으로 할지는 직접 정할 수 있다”고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후 친(親) 서방 기조로 돌아선 필리핀에 당당한 대중국 외교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폰데어라이엔은 필리핀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관한 2016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지지한다는 EU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당시 PCA는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해역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유엔 해양법 협약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1국 정상들은 지난달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발표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명시적 야망과 강압적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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