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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장보기 무섭다…시금치값 25% 폭등, 닭고기·우유까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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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4일 오전 서울 경동시장에 상추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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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농산물에 이어 우유에 들어가는 원윳값까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정부는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 관리에 들어가는 한편, 다음 달까지 100억원을 풀어 대대적인 할인에 들아가겠다는 계획이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이날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3만6252헥타르(ha)로 늘어났다. 지난 17일(2만7095ha)과 비교해 10일새 1만ha나 늘어난 것이다. 가축은 96만9000마리가 폐사했는데, 대부분 닭·오리(95만8000마리)에 집중됐다.

농작물 피해가 가속화되면서 밥상물가도 함께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시금치(100g)가 전주 대비 25.3% 오른 1835원을 기록한 데 이어 적상추(24.5%), 다다기오이(19.6%)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공사는 “폭염·장마 등으로 더위에 약한 품목들의 생육이 저조해 가격이 상승했다”며 “애호박도 출하 부진 및 시설채소 침수 피해 등으로 가격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당정 “상추 농가 등 지원…급등 품목 할인행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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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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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와 여당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구체적인 농축산물 수급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상추 등 이미 가격 급등세가 나타나는 시설채소에 대해선 피해 농가에 조기 재파종과 약제 지원을 하고, 아직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 농산물엔 운송비와 수수료 등 출하장려비를 지원해 생산량 증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올해 집중호우로 닭 폐사가 많았던 만큼 닭고기에 대한 하반기 할당관세 물량(3만톤)을 8월 말까지 조기 도입하고, 8월부터 종란을 수입해 병아리 500만 마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장 보기가 무서운 소비자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매주 가격이 급등한 품목을 지정해 20~30% 수준의 할인 지원에 나선다. 다음 달 2일까지 할인되는 품목은 양파·감자·대파·상추·시금치·깻잎·오이·애호박·토마토·닭고기 등 10종이다. 할인 품목은 매주 바뀐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비상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서민 밥상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8월까지 최대 10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을 확대하는 등 농축산물 가격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윳값도 큰 폭 인상…흰 우유 가격 오른다



큰 폭으로 오른 원윳값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전날 11차 회의를 통해 음용유(마시는 우유)용 원유 기본가격을 L당 88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원윳값 연동제가 처음 시행된 2013년(106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원윳값은 처음으로 1000원선을 넘긴 1084원으로 오르게 됐다. 인상된 가격은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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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원윳값이 오르면 흰 우유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 지난해에도 원윳값이 L당 49원 오르자 주요 유업체는 10% 안팎으로 우유 가격을 올렸다. 올해 1L들이 흰 우유 소비자 가격은 2800원대로 형성돼 있는 만큼, 이번 원윳값 인상으로 3000원대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일에 이어 이날도 주요 유업체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사전 단속에 나섰다. 박수진 식량정책실장은 “원윳값 인상이 과도한 흰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업계가 적극 협조해 달라”며 “유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지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안 그래도 밥상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우유 가격까지 오르면 그 부담은 오로지 소비자한테 돌아가게 된다”며 “유통 마진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되,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아닌 낙농진흥회 회의로 정해지는 지금과 같은 원윳값 결정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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