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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Cooking&Food] 무인 판매점의 편리함누구나 쉬어갈 ‘쉼터’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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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습니다 hy의 무인 매장 ‘프레딧샵 동자점’





좌우 두 공간으로 나뉜 숍인숍 형태

유제품·밀키트 등 200여 가지 진열

프레시 매니저가 추천, 현지 제품도

중앙일보

후암동에 위치한 프레딧샵 2호점. hy 굿즈부터 프레시 매니저가 추천한 지역 특산물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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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선점을 위한 브랜드들의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성수동, 홍대 등 접근성이 좋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늘리기 위함이다. 그런데, 정반대의 전략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도 있다. hy(한국야쿠르트)의 무인 매장 ‘프레딧샵’이다. 지난해 9월 목동 양천점에 이어, 후암동 언덕에 2호점을 열었다. 두 곳 모두 유동인구보다는 주거인구가 많은 동네다. 특히 후암동에 있는 동자점은 오르막 이면도로를 끼고 있어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다. hy는 왜 이런 곳에 매장을 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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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후암시장으로 향하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보면 단독주택과 빌라 사이 낯선 가게가 보인다. 프레딧샵이다. hy가 만든 온라인 쇼핑몰을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게 만든 편집가게다. 양천점(1호점)은 학생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짙은 녹색으로 발랄함을 강조했다면, 동자점은 손님의 연령대가 다양해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밝고 옅은 색상을 사용해 실내를 꾸몄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 눈에 띈 것은 문 옆에 달린 신용카드 단말기. 24시간 무인으로 운영하는 매장 특성상 보안을 위해 오후 9시부터 오전 9시까지는 입장 전 해당 단말기를 통해 신용카드 인식이 필요하다.



구역별로 테이블·의자 등 배치



내부는 크게 좌우, 두 공간으로 나뉜다. 좌측 구역엔 큰 바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돼 있다. 숍인숍 형태로 들어온 ‘보마켓’에서 음료와 빵을 사 먹거나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테이블 뒤에 있는 냉장고엔 ‘스트레스케어 쉼’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등 hy의 인기 유제품 라인과 자사 브랜드 ‘잇츠온’의 밀키트와 간편식, 샐러드 등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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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엔 간식, 여성용품, 굿즈 등 실온 제품들이 구역별로 놓여 있는데, 동네에서 쉽게 살 수 없는 반려동물용품이나 프레딧에서 자체 개발하거나 선별한 제품들이 있다. 이날은 hy가 개발한 화장품 원료 ‘피부유산균7714’로 만든 ‘NK7714 하이퍼 부스팅 앰플’과 같은 스킨케어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제품 수는 200여 가지. 점장이 직접 프레딧몰의 후기와 상권을 분석해 고른 것들이다. 구매 후 마음에 든 제품은 온라인에서 정기배송 신청할 수 있다.



생생한 현지 제품 소개하는 ‘FM 픽’



둘러보니, 제품 앞머리에 적힌 ‘FM 픽’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가 추천한 제품이라는 뜻이다. 프레시 매니저는 2019년 3월 hy의 창립 50주년을 맞아 변경된 야쿠르트 아줌마의 새로운 이름이다. 상품 기획자(MD)나 마케터는 아니지만, 평균 근속연수 12년, 하루 평균 이동 거리 18km를 자랑하는 만큼 활동 지역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 역량을 가지고 있다. 프레딧에서는 동네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기름집이나 가족이 정착한 젓갈 맛집처럼 기성품과 차별화된 생생한 현지 제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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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딧은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매니저 추천 제도’로 경쟁력 있는 지역 특산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전국 1만 1000명의 매니저가 제안한 제품 수는 총 700여 가지. 그중에서 전문 MD의 검증을 거쳐 등록된 제품은 부산 ‘자갈치오지매’ 건어물, 인천 ‘불로동주유소’ 참기름과 들기름, 제주의 ‘올레꿀빵’ 등 약 100여개, 누계 매출도 20억 원에 달한다. 지역 소상공인은 온라인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현지인의 추천을 받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제품이 채택되면 추천한 매니저도 판매 수익의 일부를 받는다. 22년 9월 기준 지급된 수수료는 총 1억 6000만 원에 이른다.



주민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프레딧샵’



프레딧샵은 특별한 경험으로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하는 팝업스토어와 달리 편안한 복장으로 매일 오가다 들릴 수 있는 친근함을 소비자 경험으로 삼았다. 동자점 김충만 점장은 “매장에 있으면 동네 주민들의 활동시간이 한눈에 보인다. 아침에는 유모차를 끈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하교 시간에는 아이들이 이런저런 제품을 둘러보고 야쿠르트 하나를 사서 먹으며 놀다 간다. 북적이는 중심 상권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고 말했다.

문유정 hy 마케팅 담당자는 “브랜드가 동네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동네 커뮤니티 역할을 고민했다. 지점별로 소비자 데이터가 쌓이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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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쿠킹 기자 kim.kyeo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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