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논쟁 사회를 위한 고민' 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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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새로운 유튜브 채널 개설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공중전 화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여의도 정치를 한번 싹 바꿔보자는 취지로 ‘여의도재건축조합’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 예정”이라며 “현안에 대해 평가하고 의견을 내기보다는 교육·환경·경제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정책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유튜브 채널은 2018년 개설해 구독자 3만여명을 모은 ‘상계동 이준석’ 유튜브와는 별개다.
이 전 대표의 구상은 이렇다. 이 전 대표가 ‘이준석계’인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소파에 둘러앉아 특정 주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말하는 형식이다. JTBC의 시사토크쇼 ‘썰전 라이브’와 유사하게 진행하고 각 영상은 20~30분 정도로 길지 않게 편집해 매주 1~2편씩 올릴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입담이 있는 세 사람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이어서 재미를 추구하는 청년층의 호응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새로 개설하는 유튜브 채널 촬영 현장 사진을 지난 25일 개인 SNS에 업로드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 스레드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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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그간 김기현 지도부와 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이번 유튜브 채널에선 당의 방향에 대해 열린 자세로 평가하겠다고 한다. 주제도 정책에 집중한다. 이 전 대표는 이슈 파이팅 측면에선 정치권에서 최고 기술자로 통하지만 ‘0선’ 원외라는 한계 때문에 정책 능력에 대해선 늘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국회의원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에 대표적인 입법 상품도 없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대표에게는 지도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정책 능력을 홍보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여권 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인사로 꼽힌다. 인스타그램을 만든 미국 기업 메타(META)가 지난 6일 출시한 트위터형 SNS ‘스레드’에도 중량감 있는 정치인 중에선 가장 먼저 가입했다. 3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7일 현재 팔로워가 1만6000여명에 달한다. 이 전 대표는 이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팔로워가 각각 10만여명, 18만여명으로 정치인 중에선 최고 셀럽급이다.
그런 ‘SNS 부자’가 유튜브를 통해 영역을 추가 확장하려는 것은 그의 정치적 위치와 관련이 깊다.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 전 대표는 내년 1월까지 공식적인 당내 기구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외곽에서 스피커를 키워 정치적 입지를 키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여권에서는 해석한다. 서울권 초선 의원은 “청년 팬덤이 있고 공중전에 능한 이 전 대표가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라며 “총선이 다가올수록 대중과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더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란 시선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신당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모든 걸 배제하지 않고 움직인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아느냐”고 말하고 있다. 만에 하나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하더도 자력갱생을 하려면 영향력을 키우는 게 좋은 까닭이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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