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별 차등가격제' 첫 적용… 낙농가·유업계 69원~104원 수준서 협상 중
농식품부 "가공식품 가격인상 영향은 제한적… 밀크플레이션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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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원유가격이 리터당 최소 69원에서 최대 104원 사이에서 인상된다. 지난해 리터당 49원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약 2배 수준의 인상폭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마시는 흰 우유와 원유가 들어가는 치즈와 버터 등 유제품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만, 가공식품 가격인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밀크플레이션은 없을 것으로 봤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 6월부터 낙농가와 유업계 이사 등으로 구성된 원유 가격 협상 소위원회를 통해 지난 24일까지 10차례 원유가격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가 불발됐다. 오는 27일 11차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흰우유 소비가 감소하고 유제품 소비패턴이 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업체, 생산자, 전문가 등과 논의해 새로운 원유가격 결정 방식인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해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작년까지는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가격을 정할 때 소비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낙농가 생산비 변동분의 90~110%를 반영하는 생산비 연동제로 운영했으나, 올해부터는 낙농가 생산비와 함께 소비시장 상황을 고려해 원유 가격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가격은 지난해 낙농가 생산비가 리터당 115.76원(13.7% ↑) 상승한 걸 감안해 생산비 상승분의 60~90%인 리터당 69원~104원 내에서 인상된다.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올해 원유가격은 리터당 104원~127원 수준에서 인상해야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하에서는 우유 소비시장이 급격히 나빠지면 생산비가 상승해도 원유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며 "하지만 올해는 2021년 대비 2022년 소비시장에 큰 변화가 없어 생산비 상승분의 60~90%만 원유가격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이를 가공해 만드는 흰우유 가격도 인상된다. 현재 흰 우유 1리터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800원 수준인데, 매일유업의 900미리리터짜리 흰 우유 제품 가격은 2860원이다. 지난해 원유가격이 리터당 49원 인상됐을 때 유업체들은 우유 가격을 10% 수준 인상했다. 이에 따라 최소 인상폭인 69원만 올려도 흰 우유 1리터 가격은 3000원은 넘을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유업체에 유통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가격 인상폭을 낮추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정욱 축산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원유가격이 오르면 흰우유 가격도 오른다"면서도 "인건비와 유류비, 판매 관리비 등 유통비용이 40% 넘게 책정되고 있는데, 이는 불합리하다. 유통 효율화를 통해 인상폭을 낮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원유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김 정책관은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원유나, 흰우유 또는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며 "아이스크림의 경우에도 일부 고급 품목이 아니면 국산 원유나 국산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밀크플레이션 품목으로 지칭되는 빵류와 과자류의 경우에도 유제품 원료 사용 비중이 전체 원료의 1~5%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국산 유제품 원료만으로 한정한다면 그 비중은 훨신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원유가격이 인상되더라도 흰우유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간담회 등을 통해 유업체와 유통업체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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