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 계기로 사이트 개설
학부모들 악성민원 사례 잇따라
학부모들 악성민원 사례 잇따라
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이 학부모들의 악성민원 사례를 폭로하기 시작했다.
24일 교사노동조합연맹 경기교사노조는 ‘교육을 죽이는 악성민원, 교사에게 족쇄를 채우는 아동학대 무고. 이제 이야기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사이트를 개설해 학부모 악성민원 사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21일 오전 11시에 이 사이트를 개설하며 2만2000여명의 조합원 교사에게 사이트 개설을 알렸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1228명의 교사가 1665건의 교권침해 및 악성민원 사례를 올렸다.
한 유아특수교사는 입학식 날 3세 특수반에 입학한 유아의 학부모로부터 “미혼 선생님이 아이들을 열정 있게 잘 가르쳐주시던데 선생님은 제 아들 졸업할 때까지 결혼하지 마세요”란 말을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특수교사는 학부모로부터 “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제가 다 위원인 거 아시죠?”, “내가 아동학대로 고소해야겠어요? 우리 애가 선생님 싫다는데 내가 학운위라 교장선생님 봐서 참아주는 거야” 등의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아이가 집에서는 채소를 먹지 못하는데 유치원에선 먹여주세요. 단, 억지로 먹이면 안 됩니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지 않은 학부모가 이와 비슷한 요구를 해 공황장애 및 우울증을 앓는 교사가 많다고 주장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교사들이 마음껏 피해 사례를 알릴 수 있도록 기한을 두지 않고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황봄이 경기교사노조 교권보호국장은 “사례 수집과 함께 교사들이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고 마음의 위로를 찾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당분간 사이트를 운영할 것”이라며 “사이트에 올라온 사례들을 보고 정리한 대안을 오늘 교사노조연맹과 교육부 장관 간담회 때 전달해 교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육계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동기라는 소문이 확산해 경찰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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