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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영국-중국 무역 확대 지지…안보 분야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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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샤 컨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한겨레

얼리샤 컨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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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최근 대 중국 전략 방향을 디커플링(관계 분리) 대신 디리스킹(위험 완화)으로 정했다. 기후 변화 등 중국과 협력할 분야가 있지만 중국과 체제 경쟁 속성이 커지는 만큼 주요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은 유럽 주요 국가인 영국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얼리샤 컨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을 통해 확인한 영국의 시각은 미국과 크게 닮아 있었다. <한겨레>는 지난 17일 그와 화상으로 인터뷰 했다. 컨스 위원장은 외무부에서 대테러 업무를 담당한 경력을 바탕으로 2019년 12월부터 영국 하원에 합류했다. 하원 국가안보전략 위원회와 중국 연구 그룹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한때 영국-중국 관계가 ‘황금기’이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나.

“황금기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중국공산당의 행동 방식 때문이다. 서방 세계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중국 정부는 더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할 계획을 분명히 밝혔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나라가 그들에게 의존하게 하게 만들며 초국가적인 억압, 데이터 유출 등 정책을 편다. 기술 전체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외교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영국이 중국 전략의 방향을 바꾸게 된 직접적 계기가 있나.

“영국, 특히 의회의 생각을 바꾼 두 가지 큰 이슈가 있다. 첫째는 중국공산당의 인권 침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티베트, 홍콩, 그리고 특히 신장에서는 끔찍한 인권 유린과 학살이 있었다. ‘화웨이 결정’은 큰 변화를 일으킨 계기였다. (2017년 중국은 국가보안기관이 국가 안보 수호 등 이유로 데이터를 수집할 때 관련 조직이나 개인이 이에 협조해야 하는 내용이 담긴 ‘사이버 보안법’을 제정했다.)”

―중국 전략을 두고 영국 의회 안에서도 이견이 있는 듯하다.

“우리는 중국에 관한 한 단합돼 있다. 다만 우리가 중국의 적대적인 외교정책 추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어디에서, 어떻게 분명히 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을 뿐이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는 이미 중국을 방문했다. 영국만 아직이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이 곧 중국을 찾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는데.

“클레벌리 장관이 중국을 찾아가 논의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격렬하게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같은 방 안에 있는 것, 또한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실제 폭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우리에게 ‘레드라인’이 있다는 것을 매우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런데 여태까지는 그게 성공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지난 3월 영국 정부가 발표한 ‘통합 검토 보고서’에서 중국을 “정부 정책의 거의 모든 영역과 영국인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획기적이고 체제적인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불행히도 우리는 우리가 직면한 위협이 우리 정부 전체에 체제적 위협이며 정부 전체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영국의 시각이 미국과 상당히 유사한 것 같다.

“영국과 미국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장 가까운 사이다.”

―영국한테 중국은 전체 무역의 6.5%를 차지하는 네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다. 향후 중국과 경제 협력을 확대할 생각이 있나.

“중국과의 무역 확대를 지지하지만, 안보적으로 중요한 분야나 우리의 중요한 국가 기반 시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아니다.”

―클레벌리 외교장관이 밝힌 영국의 대중 전략을 보면 “위험 관리”(to manage risks)라는 말이 나온다. 유럽연합의 ‘디리스킹’과 비슷한 건가.

“유럽연합은 중국과 서로 아주 다른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나라로 구성돼 있다. 일부 합의가 이뤄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유럽연합과 영국이 중국에 대해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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