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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낙엽도 조심할 계절에 ‘마이웨이’ 이상민, 2008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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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공천탈락 후 자유선진당 입당

이상민과 함께 탈락한 민주당 의원 이인제

할 말은 하는 이상민, 자유선진당도 탈당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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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에게 낙엽 밟는 것도 조심해야 할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 공천과 관련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총선까지는 이제 9개월도 남지 않았다.

지금 시점에서의 정치적 실점은 치명적이다. 득점은 쏠쏠하다. 득점이 차곡차곡 쌓인다면 공천 허들을 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실점이 쌓여가는 것은 공천 탈락이라는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는 정치인이 있다. 그들은 특징이 있다. 사실상 공천 탈락이 유력한 정치인이거나 누가 뭐래도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의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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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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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공천이 쉽지 않으니 내 길을 가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도 있고,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오히려 세게 당 지도부를 들이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정치인을 공천 탈락시키면 정치 보복 프레임을 덧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정치인이 의외로 공천에서 살아남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인물이기에 당 지도부에서도 배려(?)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어떤 경우일까. 이상민 의원은 연일 당 지도부를 향해, 더 정확히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해당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유쾌한 결별은 분당을 암시하는 정치적인 용어다. 사실상 당을 깨자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당 지도부가 ‘엄중 경고’ 입장을 정한 이유다. 낙엽 밟는 것도 조심해야 할 계절에 당 지도부 엄중 경고 대상이 된다는 것은 내년 공천에 한 발짝 더 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인 이상민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정치인 이상민은 여러 국회의원 중 한 명이 아니다. 2004년 제17대 총선 이후 2020년 제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내리 5선에 성공한 중진 의원이다. 국회의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당 원로의 정치적 무게감보다는 ‘당내 비판자’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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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전 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덕담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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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이상민의 행보는 일관된 측면이 있다. 그는 초선 의원 때부터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었다. 그 과정에서 당내 안티 세력도 생겼고, 공천을 둘러싼 어려움도 경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제18대 총선이다.

손학규 대표 시절인 2008년 통합민주당은 현역 의원 물갈이에 힘을 쏟았는데 충청권에서 그 칼날의 희생양이 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상민 의원이다. 2008년 3월13일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대전 유성의 현역 국회의원 이상민의 공천 탈락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통합민주당이 공천에서 탈락시킨 두 명의 충청권 현역 정치인 중 다른 한 명은 이인제 의원이었다는 점이다. 이인제 의원은 당시 통합민주당 소속이었다. 이인제 의원과 이상민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임에도 통합민주당 공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상민 의원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의 기회였다. 2004년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이르기까지 주로 민주당 쪽과 정치 인연을 이어왔던 이상민 의원은 2008년 다른 정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곳은 자유선진당이었다. 2008년 제18대 총선 대전 유성구 선거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이상민 의원.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이상민 의원은 41.3%를 득표하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 당시 통합민주당 정병옥 후보는 12.8% 득표율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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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원회의에 참석, 정춘숙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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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총선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대전의 6개 지역구 가운데 5개 지역을 자유선진당이 석권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하나는 국회의장을 지낸 정치인 박병석이 나섰던 대전 서구갑이었다. 그곳은 통합민주당이 가져갔다.

2008년 총선은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선거인데, 대전에서는 단 한 석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자유선진당 바람이 거세게 일었던 2008년 총선, 당적을 바꾼 정치인 이상민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정치인 이상민의 자유선진당 생활은 길지 않았다. 그는 2012년 제19대 총선 때는 다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고, 당선됐다.

정치인 이상민은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시절에도 할 말은 하는 인물이었다. 당의 보수적인 노선과는 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였고, 결국 2012년 총선 때 민주통합당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다.

정치인 이상민은 6선 국회의원이 돼서 다시 국회의장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까. 총선 도전 과정에서 그의 선택지는 지금의 민주당일까. 아니면 2008년의 경우처럼 제3의 정당일까. 정치인 이상민의 행보는 2024년 총선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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