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감사원 청사 앞에 세워진 감사원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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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민간 사찰 논란’으로 이어진 통신자료 조회 사태와 관련해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감사원은 공수처·대검찰청 등 기관에 대한 정기 감사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이날 공개했다. 공수처가 자체점검한 뒤 감사원이 적정성을 검토해 이처럼 결론을 내렸다.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 상대 첫 감사 결과다.
앞서 공수처는 출범 후 2022년까지 주요 수사를 하면서 일반인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확보해 ‘민간 사찰’ 논란에 휩싸였다. 확보한 자료 가운데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일부 기자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수처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통신사에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해 총 6488개 전화번호를 받았다. 공수처는 현재 수사·재판 중이거나 검찰청 등에 이첩된 사건 관련 번호를 제외한 전화번호 1896개(29.2%)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공수처는 당시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수사과장 또는 정당한 직무대리자의 위임·전결로 이뤄져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공수처 정기감사에 착수한 뒤 공수처의 자체 점검 결과를 받아보기로 했다. 통신자료 조회의 적정성도 감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공수처에서 지난해 1월 ‘통신자료 조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내부점검 및 자체 제도개선을 시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이번 처분을 놓고 ‘눈치 보기’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수처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등의 ‘표적감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데 감사원이 이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원장·유 총장에 대한 공수처 수사 진행이 느리다며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감사원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와 관련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유병호 사무총장을 추가로 고발했다.
감사원은 대검찰청에 대해선 “면허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 관련 재판 결과 통보를 누락했다”며 관계자 주의를 요구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약사 가운데 32명의 재판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통보하지 않아 의료인 면허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이들 중 15명은 여전히 의료행위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복지부에 이들의 면허취소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외에도 대검과 공수처 모두에 대해 물품·시스템 구매 계약 업무 태만을 지적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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