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수산물 수입 금지"

일본 농수산물 수출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홍콩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한 안전상 우려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즉시 금지하기로 했다.

12일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염수가 방류되면 즉시 후쿠시마·도쿄·지바·이바라키·도치기·군마·미야기·니가타·나가노·사이타마 등 일본 10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중국 본토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일본 농수산물 수출 시장이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대(對)홍콩 수산물 수출액은 755억엔(약 7000억원)에 달한다.

12일 홍콩 슈퍼마켓의 일본산 수산물 코너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홍콩은 후쿠시마와 그 인근 지역인 지바·군마·이바라키·도치기 등 일본 5개 현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지역을 10개 현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체 장관은 “식품 안전 보장을 위해 일본 고(高) 위험 지역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일본 다른 현의 수산물에 대한 검역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의 이 같은 방침은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 한 것이다. 앞서 중국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추가로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후쿠시마 현을 포함한 일본 12개 도·현에서 생산된 식품·식용 농산품·사료의 수입을 금지했다. 이후 2개 현을 줄여 현재 10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홍콩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일본 외무성은 반발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가 홍콩 관리들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이유로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제한을 강화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나카하라 나오토 부총영사는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홍콩이 일본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중국 정부로부터 점수를 따기 위함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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