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가입' 찬성 대가로 F-16 획득,
미국 '군 현대화' 지원하고 스웨덴 'EU 가입' 돕기로…
회원국들 세계전쟁 우려 "우크라, 종전 후 가입 추진"
(빌뉴스 AFP=뉴스1) 박재하 기자 = 10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가입 신청서를 가능한 한 빨리 의회에 전달하고 비준을 위해 의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3.07.1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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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찬성하는 대가로 군 현대화 작업에 미국의 지원사격을 받는다. 스웨덴의 나토 합류로 나토 동맹의 전력이 강화됐지만, 진정한 승자는 튀르키예라는 해석이 나온다. 10년이 넘은 F-16 전투기를 새롭게 교체해 세계 12위 방산 수출국에 걸맞는 공군 전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원하던 EU(유럽연합) 가입에도 탄력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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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이어 스웨덴 나토 가입, "튀르키예 EU행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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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스 스톨튼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울프 크리스터슨 스웨덴 총리가 '스웨덴의 나토 동맹 가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스톨튼베르그는 트위터에 "이것은 모든 나토 동맹국을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역사적인 단계"라고 표현했다. 에르도안의 입장은 하루 사이 달라진 것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위기감을 느낀 핀란드와 스웨덴은 수십 년간의 군사 비동맹을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핀란드는 지난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으나 스웨덴은 튀르키예와의 분쟁으로 인해 가입이 지연돼왔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튀르키예는 테러조직인 쿠르드 노동자당(PKK)에 대해 스웨덴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반발해왔다.
(빌뉴스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하루 전인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3.07.1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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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비준 신청을 튀르키예 의회에 보내기로 동의하면서 양국 간 교착 상태는 마침표를 찍었다. 크리스터손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새로운 '보안 협정'을 수립하는 추가 조치에 합의했다.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EU 가입을 꿈꿔온 튀르키예를 지원하는 데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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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지렛대, F-16으로 튀르키예 군 현대화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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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물밑 지원이 주효했다. 튀르키예의 입장변화가 표명된 같은 시각 바이든 정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튀르키예와의 전화통화에서 군사 현대화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는 2021년 10월 미국에 200억 달러 규모의 록히드마틴 F-16 전투기와 기존 전투기를 위한 80대의 현대화 키트를 구매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사진=로이터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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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튀르키예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F-16 전투기 및 업그레이드 키트 구매 승인을 보류해왔다. 과거 F-16 생산국이면서 또 사용자였던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S-400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매를 강행한 여파로 2020년 3월 F-35 프로그램에서 조기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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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번째 무기 수출국, F-16 대체 전투기 개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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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방위를 적극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와 무역 및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리비아, 시리아 등에서 러시아의 군사 도발을 저지한 기록도 있다. 흑해에서 나토의 이익을 확보하는 데 튀르키예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튀르키예는 실제 지중해와 흑해 지역에서 나토 해상 작전을 지원했으며 가장 최근엔 루마니아에 베이락타르 드론을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공군 장비가 노후화돼 있다. 미국의 제재로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 F-35는 커녕 십여년 넘게 F-16 전투기도 새로 수혈하지 못했다. F-35 프로그램 퇴출 전 이미 14억 달러를 지불해 100대 이상의 F-35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2012년 이후로는 신규 F-16을 재고에 추가하지 않아서다. 튀르키에는 이미 지불한 금액을 대가로 F-16을 요청해왔다.
(서울=뉴스1) = 공군은 지난 5일부터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와 엘멘돌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로고를 부착한 KF-16 전투기(오른쪽)가 같은 로고를 부착한 미 F-16 전투기를 배경으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다. (공군 제공) 2023.6.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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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판매 제재는 방위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2013~2017년 미국의 무기 수입국 중 7위였던 튀르키예는 2018~2020년 사이 20위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방 수출은 69% 급증해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무기 수출국이 됐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43억 달러의 무기 수출 신기록을 세웠다. 노후화된 F-16을 대체할 자체 전투기 역시 테스트를 마쳤다. 아틀란틱 카운슬은 F-16에 대한 합의가 미국-튀르키예 간 상호 신뢰를 다소 회복하고 국방 협력의 장을 펼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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