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출국 전 기자회견 발언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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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승인 조건으로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을 내세웠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1~12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의 EU 가입을 위한 길을 열어주면, 핀란드에 그랬던 것처럼 스웨덴(나토 가입)을 위해 길을 터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튀르키예에 제재와 제한을 가하는 동맹국에 이 실수에서 빨리 돌아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테러 활동을 스웨덴이 눈감아 주고 있다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지적에 테러 대응 관련 헌법을 개정하고, 쿠르드족 지지자 등 관련 인물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지만, 튀르키예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9일에 진행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도 스웨덴 내 쿠르드노동자당 등 테러 조직 지지자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스웨덴 나토 가입 승인에 회의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통화에서 "스웨덴이 반테러법을 제정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몇몇 조처를 했다"면서도 쿠르드노동자당, 인민수비대(YPG, 쿠르드족 무장조직) 등 친쿠르드 단체인 테러조직 지지자들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는 (스웨덴이) 취한 조치를 무효화한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1987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회원국 자격을 신청했다. 1999년 EU 후보국 지위를 얻은 튀르키예는 2005년부터 본격적인 회원 가입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튀르키예 내 인권 침해 우려와 EU 회원국인 키프로스와의 분쟁 등으로 인해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튀르키예의 EU 가입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 가지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튀르키예는 50년간 EU 정문 문턱에서 기다려 왔다"며 "(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강조했다. 또 "나토 회원국은 대부분 EU 회원국이다. 나는 지금 튀르키예를 50년 이상 기다리게 한 이 나라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빌뉴스에서 다시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비아스 빌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스웨덴 공영방송 SVT 인터뷰에서 "튀르키예는 결국 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에 대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뤄질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가입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 둔 스웨덴은 정상회의 개최 전날인 10일 오후 튀르키예와 정상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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