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38_"나토 정상회담"
[헤이그=AP/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7개국 정상이 2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 달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회담했다. 왼쪽부터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 알렉사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 2023.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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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핵심 의제들에 대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4개국도 초청을 받아 중국의 위협에 대응한 안보 협력 방안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이번 나토 정상회담이 주목받는 이유와 핵심 의제들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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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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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가 나토 정상회담의 핵심 사안으로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가을 러시아가 점령지 네 곳을 병합한 직후 나토 신속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다른 국가와 같은 가입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그 기준이 쉽게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정치와 국방 등 나토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국가를 개혁하는 '멤버십행동플랜'(MAP)에 참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중에는 나토 가입이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종전 뒤에는 가입에 대한 확언을 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로이터=뉴스1) 김민수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프라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2023.07.06/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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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들 간 이견도 적지 않다. 미국과 독일 등은 2008년 부쿠레슈티 선언의 실수가 재현될 것을 우려한다. 당시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약속하면서도 가입 시한이 빠진 모호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결국 이러한 불완전한 나토의 선언은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과 크림반도 점령, 우크라이나 침공의 빌미가 됐다.
반면 동유럽과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위협과 침략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속한 가입을 강하게 주장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과거 부쿠레슈티 선언보다 진전될 필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정식 가입에 대해서는 주저한다.
따라서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가입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994년 러시아와 영국, 미국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정치적 독립을 보장한다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기초로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무기 지원, 군사 훈련, 정보 공유 및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 방안들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나토 가입…튀르키예 입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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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못지않게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도 중요한 사안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동안 군사적 중립국을 유지하던 스웨덴은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로 가입이 지연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하다.
튀르키예는 38년간 반정부 조직으로 활동해 온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주동자들에 대한 조치가 너무 관대하다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해 왔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가입 비준의 선결 조건으로 튀르키예 반체제 언론인 뷜렌트 케네스의 송환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PKK 지지자들이 스톡홀름 이슬람 사원 앞에서 코란 화형 시위를 벌인 것에 대한 강력한 조치도 요구한다.
나토 가입을 원하는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동의를 얻기 위해 반테러법을 통과시키고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하는 한편 PKK 관련자를 추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PKK 지지자들이 스웨덴에서 시위를 지속하는 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할 경우 미국이 튀르키예의 숙원사업인 F-16 전투기 판매를 승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튀르키예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F-16 전투기 판매와 스웨덴 나토 가입 승인을 두고 일종의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토-아시아·태평양 4개국, 중국 견제 안보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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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나토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간의 안보 협력도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G7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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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은 지난 마드리드 회의에 이어서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도 공식 초청을 받았다. 나토는 이들 4개국과 '국가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을 '국가별 적합 파트너십 계획'(ITPP)으로 격상하고 중국의 군사적 확장과 도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는 한편, 사이버 보안과 우주 탐사 등에서 상호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4개국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지난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두 달 만에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는 최근 국내외 적으로 논란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과 관련해 안전성과 감시 시스템 등을 윤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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