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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안전해" vs "日 땅에 버려라"…오염수 방류, 서방 과학계도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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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 저장 탱크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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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은 정화 처리를 거쳤다는 이유에서 '처리수'라고 부름) 해양 방류가 올해 여름부터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오염수가 인체와 생태계에 위협이 될지 여부를 놓고 과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도 제거되지 않는 방사성 핵종인 삼중수소(트리튬)를 두고 안전성 논란이 여전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삼중수소, 해롭지 않다"

짐 스미스 미국 포츠머스 대학 환경과학과 교수는 사이언스미디어센터 인터뷰 기사에서 최악의 원전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인근 저수지 생태계를 연구한 경험이 있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의 위험성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미스 교수는 "체르노빌 냉각수 저수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지점보다 수천 배나 방사능 오염이 더 심했을 것"이라며 "이곳 생태계를 연구한 결과 생태계는 매우 번성하고 있었으며 고농도 방사능에도 불구하고 아주 미묘하고 잠재적인 효과 정도가 관측됐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오염수로 콘크리트를 생산하자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서는 "흥미롭지만 현재로서는 위험 평가가 된 적이 없기 때문에 구상 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아이디어"라며 "콘크리트에서 삼중수소가 증발할 텐데 연구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해양에 방류될 때보다 증발할 때 방사선량이 더 높다"고 반박했다.

브렌든 케네디 시드니대학 화학과 교수, 토니 어윈 호주국립대 핵반응·핵연료순환과 명예부교수, 니겔 마크 커튼대 물리학 부교수 등은 지난 3월 현지언론 더 컨버세이션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태평양을 죽이지 않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케네디 교수 팀은 "사실 방사능은 주변에 매우 흔하다. 자연 상태 대기 에서도 매년 150~200g 정도의 삼중수소가 형성된다"며 "태평양에는 이미 8.4kg 정도의 삼중수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후쿠시마 오염수에 존재하는 삼중수소 총량은 3g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매년 0.06g씩 삼중수소를 나눠 방출할 계획"이라며 "오염수 방류로 태평양에 삼중수소가 이 정도 추가된다고 해도 전혀 해롭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사실 바닷물이 방사성을 띠는 것은 대개 포타슘(칼륨) 때문인데 우리 몸에도 존재하는 물질"이라며 "삼중수소는 방사성 정도에 아주 조금 관여할 뿐"이라고 했다.


후쿠시마 잔해가 캘리포니아까지…"다른 방법 찾자"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 소속 토니 후커 방사능 연구·교육·혁신센터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게재된 영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미디어센터 인터뷰에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단기적으로는 아주 탄탄해 보이는 계획을 세워뒀을거라 믿는다"면서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여러 안전요건을 충족했다 하더라도 그 이후 환경과 인체에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는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후커 센터장은 "이미 바다가 충분히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바다를 또 다시 쓰레기장으로 써도 되는지 의문이 크다"며 "(오염수를) 희석하는 것은 더 이상 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일단 오염수를 자국 영토에 버리면서 다른 처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태평양제도포럼(PIF)이 오염수로 콘크리트를 만들어 삼중수소를 아예 가둬버리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리치몬드 하와이 대학 케왈로 해양연구소 소장도 지난 5월 게재된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사에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초기에 유출된 방사성 핵종과 잔해물이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경과 세대를 넘나드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양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플랑크톤부터 어류, 해양포유류를 거쳐 인체까지 방사성핵종이 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농도를 물 1리터당 1500베크렐 이하로 유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방류지점 기준 물 1리터당 700베크렐, 원전 10km 지점 기준 물 1리터당 30베크렐 기준을 넘기면 해양 방류를 정지하겠다는 것. 국제보건기구(WHO)가 음용수 기준으로 삼은 물 1리터당 1만 베크렐보다도 낮게 유지해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취지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30일 오염수 방류로 배출될 삼중수소가 연 22조 베크렐로 중국과 한국 원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양(각각 연 140조 베크렐, 70조 베크렐)보다 적다고 썼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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