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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秋 “文이 사퇴 요구, 사직서 필요 없었다”...당시 靑인사와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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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7년 5월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추미애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방송 시청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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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저의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날 의향이 없었지만 사직을 요구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재차 한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오마이TV 유튜브 방송에 나와 2020년 12월 청와대의 요구로 장관직에서 사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의 이같은 주장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있던 인사들이 반박하자, 추 전 장관이 이날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추미애 사퇴 진실 공방’으로 당내 주요 인사들이 분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한 우려가 나왔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에게 사직의 의미는 촛불 국민에 대한 사명을 다 하지 않고 약속과 대의를 저버린다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청와대의 요구에도) 사직을 거부했고 사직서를 쓸 수가 없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러면서 물러나게 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2020년 12월 16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이 새벽에 이뤄지고 아침에 출근 직후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달라고 전화를 받았으나 명확하게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오후에 제가 (청와대로) 들고 간 징계 의결서가 대통령 서명으로 집행된 직후 바로 대통령의 ‘물러나달라’는 말씀으로 제 거취는 그 순간 임명권자가 해임한 것이므로 저의 사직서가 필요 없어져 버렸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추진하며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추 전 장관은 “그럼에도 저녁 때까지 청와대는 사직서를 내라고 촉구했으나 따를 수가 없었다”며 “대신 저녁 8시경 촛불국민에 대한 저의 마음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으로 제 심경을 전했다”고 했다. 당시 추 전 장관은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라는 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추 전 장관이 유튜브 출연에 이어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있던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사직을 요구했다’는 추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 본인이 본인의 뜻으로 당시에 장관을 그만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은 우선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최 전 수석은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하고 또 여러가지 뭐 어려움도 겪고 했지만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건 그렇게 얘기를 안 했다”고 했다. 최 전 수석은 “그때 과정이나 환경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직을 요구당하는 것처럼) 그렇게 느껴졌을 수는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누구 그만두라고 딱 잘라서 하지 않았고 할 분도 아니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할 이야기가 많이 있다”면서도 “말을 보태 진흙탕 싸움은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의 주장에 반박할 얘기가 있지만 굳이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고 최고위원은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하느냐”고도 했다. 야권 분열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이 이날 재반박에 나서면서 민주당 내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있었던 한 인사는 “왜 지금 이 사안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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