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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베이비스텝’ 예상되는 7월 美 FOMC 뉴욕증시 서머 랠리 올까…물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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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4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연준의 다음번 FOMC 회의(7월25~26일·한국시간 7월 26~27일) 전까지 기존 5~5.25%로 유지된다. 이날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만 파월의장은 6월 말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연준이 낸 1~2년 전망치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FOMC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지난해에는 인상 속도가 중요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기준금리 최종 수준은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동결을 통해 긴축 속도를 줄이기로 한 것을 두고 시장이 이를 완화정책으로 해석해 선반영하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에서다.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연준 위원들 다수가 올해 최종 기준금리 희망치를 최소 5.5~5.75% 이상으로 제시했다. 위원 총 18명 중 절반인 9명이 5.5~5.75%를, 2명은 5.75~6%, 1명은 6~6.25%를 예상했다. 이 밖에 4명이 5.25~5.5%를 희망한 반면 단 2명만이 5~5.25%를 제시했다. 위원들이 제시한 최종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6%로 이전 3월에 제시한 수준인 5.1%에 비해 더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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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도표란 연준 위원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각자 희망하는 기준금리 수준에 점을 찍어 의사를 표시해놓은 표를 말한다. 연준은 매 분기 말에 해당하는 달(3·6·9·12월) 열리는 FOMC 정례회의의 경우 크게 3가지(기준 금리·점도표·경제 전망)를 발표한다.

연준이 최종 금리 희망치를 5.6%로 올리는 식으로 매파적인 전망을 내고도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 대해 파월 의장은 “정책 외부 효과와 신용 시장 여건을 지켜볼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며 연준 위원들은 금리를 앞으로 몇 번 더 올리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해 긴축정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강조하는 데 대해 파월 의장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종합 물가에서 식품·에너지 제외) PCE 물가가 충분히 둔화 되지 않고 있다”면서 “주거 비용은 연말로 갈수록 둔화되겠지만 서비스 물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서비스 물가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올해 들어 일자리 시장 과잉 수요가 진정되는 듯하지만 서비스 부문은 아니다”라면서 “서비스 물가를 진정시키려면 임금 상승률이 둔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주택 (매매) 시장은 바닥에 닿은 후 반등하는 분위기로 보이며 주거 임대료 상승세도 연말로 갈수록 둔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피고 있으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은행들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갑작스럽게 은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서는 “긴축정책의 외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준이 낸) 1~2년 후 전 망치를 너무 들여다보기보다는 근원 PCE 서비스 물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OMC 기자회견이 있은 6월 14일 집계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7월 베이비스텝(중앙은 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올리는 것)을 예상하는 모양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집계를 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 달 FOMC 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약 65%로 책정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몇 번 더 인상’ 언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투자자들은 연준이 7월에 금리를 한 차례 올린 후 연말까지 동결하고 내년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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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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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매수세’ 타고 달린 뉴욕 증시
6월 중순까지 뉴욕 증시는 이른바 빅테크(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달렸다. 대형 기술주 비중이 25%를 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강세장 진입을 알리기도 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션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비중 축소’에서 ‘중립’을 넘어섰고 이에 따라 주식 시장 전체 포지션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비중 확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우선 스페인계 투자은행 산탄데르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이전부터 기정사실처럼 예상되어왔기 때문에 그 결정이 새로운 변수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7월에는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며 이에 따라 증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울페리서치의 크리스 센에크 연구원은 “S&P500지수가 지난달 중순 기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렸지만 이는 아주 전형적인 약세장 랠리”라면서 “연준은 더 오랫동안 고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며 연말에 미국 경제 침체가 올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경우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대형 투자은행(IB)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기술주 주도의 상승세가 다른 부문으로 확산하면서 S&P500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며 올해 연말 S&P500지수 목표치를 기존 4000포인트에서 4500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서머 랠리 가능성을 점쳤다. 서머 랠리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을 말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상승장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3월 S&P500지수가 49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모건스탠리는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측은 공식적으로 약세장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올해 수익 전망을 감안할 때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지적과 더불어 올해 S&P500지수가 16% 하락한 후 내년에 급격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와 관련한 언급도 눈에 띈다. 올해 뉴욕 증시에서 AI가 기술주 투자 열기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주 교직연기금을 이끄는 크리스토퍼 아일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관련주 주가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과장된 감이 있다고 본다”면서 “올해 증시가 몇 개의 대형 기술주에 의지한 상승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랠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 매수 신중론도 나온다. ‘기업 평가 학장님’이라는 별명을 가진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경영학 교수는 지난달 중순 현지 CN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나도 엔비디아 주식을 5년째 가지고 있지만 현재 주가는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엔비디아 주가가 400달러 선에 거래되는데 이는 회사가 AI 시장을 독점해야지 정당화되는 주가이며, 나는 그 상황에 굳이 베팅하고 싶진 않다”고 지적했다.

출렁이는 국제 유가
상품 시장에서는 지난달부터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달 초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가 원유 감산 연장을 발표하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부터 원유를 하루 100만배럴 추가 감산한다고 밝히는 등 공급 측면에서 유가 떠받치기 움직임이 두드러지지만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졌기 때문이다.

우선 공급 측면을 보면 지난달 4일 OPEC+는 오는 2024년부터 원유를 하루 140만 배럴 추가 감산한다고 밝혔다. OPEC+는 전 세계 원유의 약 40%를 생산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이들의 결정에 따라 들썩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압둘아지즈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사우디 왕자)은 현장 기자회견에서 “오는 7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5월(약 1000만배럴)보다 적은 900만 배럴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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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측면은 상황이 복잡하다. 미국이 지난해 방출한 전략 비축유를 올해 후반부에 다시 사들이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요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세계의 공장’이자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돼왔다. 중국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중국 국가 통계국은 5월 제조업 PMI가 48.8을 기록해 전달(49.2)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PMI는 기준선인 50을 밑돌면 해당 업계 경기가 부정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연장선상에서 산업생산지표도 희망적이지 않다.

올해 5월 중국 산업생산은 연간 3.5% 증가했는데 이는 앞서 3월(3.9%)과 4월(5.6%)에 비하면 증가 폭이 줄어든 수치다. 중국 산업생산은 공장·광산·공공시설 등의 총 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과 평균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다소 모호하게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경기 부진 압박이 커지자 중국인민은행은 시장 예상과 달리 정책금리를 깜짝 인하 해왔다. 6월 13일 인민은행은 7월 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0bp(=0.1%포인트) 낮춘 1.9%로 발표했다. 이어 이틀 후인 15일에는 ‘기준금리 가늠자’로 꼽히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10개월 만에 인하(2.75→2.65%)했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다.

다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경우 유가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상하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5월 중국 경제지표 부진을 의식해 “실물경제를 적극 지원하고 일자리 확충을 촉진하겠다”는 경기 부양 의지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국제 유가 전망치를 하향했다. 원유 수요 대비 공급이 더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내년 초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시세는 기존 89달러에서 81달러로, 북해 브렌트유는 95달러에서 86달러로 낮췄다.

매일경제 뉴욕특파원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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