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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韓日 8년만에 통화스와프 재개…100억달러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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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일본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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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2015년 2월 이후 약 8년 만에 한일 통화스와프가 재개되는 것이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특히 이번 통화스와프는 전액 달러화 기반으로 맺어졌다. 비상 시 한국이 일본에 원화를 맡기면 일본에서 달러화를 주는 방식이다. 사실상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29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희의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복원에 합의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시기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계약이다.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는 전액 달러화 기반으로 맺어졌다. 비상상황 발생 시 한국이 일본에 원화를 맡기면 일본으로부터 달러를 받는 방식이다. 반대로 일본이 한국에 엔화를 맡기면 한국은 일본에 달러를 준다. 사실상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체결 규모는 100억달러다. 2015년 2월 양국 간 통화스와프 종료 당시와 같은 규모다. 양국 경제협력을 복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두 나라의 금융·외환시장이 위기 상황이 아닌 데다 외환보유액도 비교적 넉넉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4267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한국이 1년 안에 외국에 갚아야 할 빚(단기외채)은 약 1737억달러로 이를 2배 이상 웃돌 정도로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상황이다. 한국은 외국에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 6650억달러)보다 빌려준 돈(대외채권 1조212억달러)이 더 많은 '순채권국'이기도 하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양국의 외교 관계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2001년 7월 첫 체결 당시에는 20억달러 규모로 시작했다. 이후 △2005년 30억달러 △2006년 80억달러 △2011년 570억달러(300억달러, 270억달러)로 규모가 확대됐다. 잔액 기준으로 2011년 말 7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다.

하지만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변곡점으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하자 만기 도래한 스와프가 연장되지 않고 차례차례 종료되며 2015년 2월 최종 종료됐다.

정부는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 양국간 유사시 상호 안전장치를 제공함과 동시에 아세안+3 등 역내 경제 및 금융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추 부총리는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미일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외환·금융 분야에서 확고한 연대·협력의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유시장경제 선진국들 간 외화유동성 안전망이 우리 금융·외환시장까지 확대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국은 중국, 스위스, 인도네시아, 호주, UAE(아랍에미리트) 등과 총 10건의 통화스와프를 맺게 됐다. 총 규모는 1482억달러+알파다. 캐나다와는 만기와 한도가 없는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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