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日,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 복원…한국 수출 3개월→1주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27일 한국을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그룹 Aㆍ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미국ㆍ영국 등 기존 화이트리스트에 열거된 국가에 한국을 추가했다. 이 개정안은 오는 30일 공포를 거쳐 내달 21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일본이 2019년 7월 불화수소, 플로우린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3대 핵심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선 지 4년 만이다.

중앙일보

지난 5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가 복원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일반기업의 ‘일반포괄허가’가 가능해진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그동안은 일정 자격을 갖춘 기업(CP기업)의 특별일반포괄허가만 가능했다. ‘캐치올’ 규제도 해제된다. 캐치올 규제는 비전략물자도 대량살상무기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제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첨단소재ㆍ전자부품 같은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할 때 2~3개월 걸리던 절차가 1주일 남짓으로 줄어들게 되는 등 수출입 과정이 단축된다. 반도체 업계 등 대부분 기업은 이미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일본산 의존도를 낮춰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수입처 다변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 및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기대된다.

이에 앞서 한국은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을 신청할 때 심사 시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개별 수출 허가의 경우 신청 서류가 5종류에서 3종류로 줄어들었다.



"수출 분야 신뢰 완전히 회복"



한·일 수출 규제 갈등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이 일본 피고 기업들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촉발됐다. 일본은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다음 해 7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나섰고,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한국도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양국의 수출 규제 복원 논의는 지난 3월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탔다. 일본 정부는 당시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에 대한 반도체 품목 수출 규제 철회를 발표했고 동시에 한국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WTO 제소를 취하했다. 이번에 양국이 서로를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하는 절차가 완료되면서, 4년 간에 걸친 한·일 간 수출 규제 갈등은 완전히 마무리됐다.

양국은 화이트리스트 상호 복원 이외에도 경제 협력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에선 도레이첨단소재와 니카코리아 등 반도체 관련 업종의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생산시설 증대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중앙일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CEO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이트리스트 복원과 관련 “수출 분야에서 양국 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긴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산업상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수출 관리 체제, 운용 상황, 실효성 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거쳐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한국에서 제3국으로의 부적절한 수출이 확인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세종=나상현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