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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팝 카테고리, 날 담기엔 작다” BTS 슈가 월드투어, 서울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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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4·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한 BTS 멤버 슈가. 솔로 콘서트로 이틀간 관객 1만5000명을 만났다./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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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내가 이 자릴 쉽게 앉았다고 해!”(곡 ‘August D’)

가사만 보면 무시와 설움이 일상인 이의 노래. 그러나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 울린 이 노래의 주인공은 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0)였다. 그가 머리만 쓸어넘겨도 응원봉 ‘아미밤’ 불빛을 흔들던 7500여명 아미(ARMY·BTS 팬클럽)가 연이은 다음 가사에 찢어질 듯한 함성을 쏟았다. “K팝이란 카테고리, 날 담기에는 사이즈가 달라 우!”

24·25일 이곳에서 슈가의 첫 서울 솔로 단독 콘서트 ‘슈가 어거스트 디 투어~ 데이 인 서울’이 열렸다. 슈가는 지난 4월부터 솔로 음반 ‘디-데이(D-DAY)’ 발매 기념으로 뉴욕, 로스앤젤레스, 일본 가나가와, 방콕, 서울 등 북미와 아시아 지역 10개 도시에서 두 달간 총 25회 월드 투어 공연을 열었다.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200′ 2위까지 오른 이 음반 라이브 공연을 보러 모인 총 관객만 30만여 명. 매 공연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자막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관람권도 함께 판매됐다.

이날은 그중 마지막 날을 장식한 무대였다. 오후 5시부터 음반 ‘디-데이’ 타이틀곡 ‘해금’으로 공연 포문을 연 슈가는 약 2시간 동안 총 19곡을 선보였다. 대취타, SDL, 마지막(The last) 등 대중에겐 낯설지만 팬들에겐 반가운 솔로곡이 선곡의 주를 이뤘다. 무대에서 스스로도 “제 솔로곡들은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잖아요”라고 할 만큼 대부분 곡들이 자아성찰과 욕설이 뒤섞인 가사가 많았는데, 곡 ‘저 달’에선 팬들이 아예 “씨X”을 코러스처럼 떼창했다.

슈가는 ‘트리비아 전 시소(Trivia 轉 : Seesaw)’에선 BTS 멤버들이 친필 사인을 적어준 기타를,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에선 전주를 피아노로 쳐보이며 기존 BTS 활동 땐 보이지 않던 연주 실력도 선보였다. 공연 중간중간 선보인 무대 영상에선 올해 초 별세한 사카모토 류이치와의 만남 장면을 처음 공개해 객석 일본 팬들이 “아리가토(고마워요)”를 외쳤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말 슈가의 요청으로 일본 도쿄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졌고, 올해 초 사카모토는 문예지 ‘신초’에 연재한 에세이에서 “교만함이 없는 청년”이라고 슈가를 기억했다. 공연 막바지에는 BTS 멤버 중 관객으로 온 지민(박지민), 뷔(김태형), 정국(전정국)이 잠시 “파이팅” 등 짤막한 메시지를 남기는 시간을 가져 장내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날 공연은 오전부터 일본, 인도네시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아미들이 “갱년기 치료에는 윤기콘” 등 한글로 적은 손피켓을 들고 몰려들었다. 티켓 값만 16만5000원~22만원으로 통상 콘서트보다 다소 비쌌지만 예매 시작 당일 전석(양일간 1만5000석) 매진됐다. 이를 의식한 듯 슈가는 공연 중 “8월 4~6일 (좀 더 객석이 많은) 잠실체조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열 것”이라고 깜짝 소식을 전했다. “오직 이 공연만을 위해 비행기 값 3300달러(약 420만원)를 들여 카자흐스탄에서 왔다”는 아자트 우세이노바(25)씨는 공연 직후 “한 곡 한 곡이 전부 좋았다. 지난주 여의도에서 열린 BTS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는 못 가 아쉬웠는데 너무 만족스럽다”고 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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