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길이 2m 이순신 장도, '국보'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작연도, 제작자 분명해 역사적 가치
한국일보

이순신 장도 두 자루.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의 기상과 위엄이 서려 있는 '이순신 장도'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2일 현재 보물인 이순신 장도를 국보로 지정예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이순신 장도'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됐던 두 자루의 칼이다.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장도1, 장도2)이 각각 칼집을 갖추고 있고, 칼의 길이는 2m에 달한다. 장도1과 장도2의 칼자루는 모두 나무에 어피(魚皮)를 감싸고 붉은 칠을 했다. 칼자루를 잡았을 때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칼자루의 일부분에 직사각형의 금속판을 댄 후 검은 칠을 한 가죽 끈을 X자로 교차해 감았다. 외날의 칼날은 칼등 방향으로 조금 휘어 있고 칼날의 단면은 육각도 단면이다.

장도1의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 ‘삼척서천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이 새겨져 있다. '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라는 뜻이다. 장도2의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一揮掃蕩血染山河)'가 새겨져 있다.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는 뜻이다. 이는 '이충무공전서'(1795)의 기록과 일치한다. 이 밖에 칼자루 속 슴베(칼자루와 칼날의 결합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새겨진 ‘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甲午四月日造太貴連李茂生作)'을 통해서 '갑오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충남 아산 현충사에 소장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충무공전서의 기록과 일치하는 칼날에 새겨진 시구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 가치가 탁월하고,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분명한 한편, 군사사 분야에 있어서도 조선 도검의 전통 제작기법에 일본의 제작기법이 유입되어 적용된 양상을 밝힐 수 있으므로 학술적인 가치가 높아 이순신 장도를 국보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도를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일찍부터 제기돼 왔으나 지난해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가 국회에 관련 청원을 제출하면서 국보 지정 문제 논의의 물꼬를 텄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