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비스소비·고용상황 양호…향후 상방리스크 유의해야"
한은 총재 "물가목표 수렴 증거 전 금리인하 검토 시기상조" 강조
근원물가 상승폭 더디게 둔화 |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민선희 기자 = 최근 근원물가(core inflation) 상승률이 더디게 떨어지는 것은 높은 외식물가 등 경직적인 서비스물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과거 물가 둔화기와 달리 최근 서비스소비와 고용상황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근원물가 상승의 경직적 흐름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19일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한 평가'(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최근 소비자물가지수(headline inflation)와 근원물가의 상이한 움직임을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정점으로 올해 5월 3.3%까지 10개월간 3.0%포인트(p) 낮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4.3%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 5월 3.9%까지 6개월간 0.4%p 둔화하는 데 그쳤다.
과거 물가 둔화기와 비교해서도 최근의 근원물가 둔화 속도는 매우 더딘 편으로, 이는 경직적인 서비스물가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근원상품가격 오름세는 1998년이나 2008년 물가 둔화기에 비해 속도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근원서비스물가 상승률은 2008년이나 2011년에 비해 매우 느리게 둔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근원물가 오름세의 경직적 흐름은 양호한 서비스소비 및 노동시장 등이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소비는 2021년 하반기에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최근까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취업자 수도 1998년이나 2008년 물가 둔화기와 달리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고용이 (당초 한은의) 예상수준을 상회하고 있는데 양호한 고용상황은 결국 경제 측면에서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 근원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비용인상압력의 2차 파급영향, 근원인플레이션 자체의 높은 지속성 역시 근원물가의 더딘 둔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근원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추정해본 결과 상품가격보다 서비스물가 지속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고, 특히 외식물가가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근원물가 상승 모멘텀은 미국이나 유로지역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축소되는 모습"이라면서도 "향후 경로와 관련해서는 상방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목표수준(2.0%)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근원인플레이션의 상방리스크에 유의하면서 물가 여건 변화 및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근원물가의 향후 전망에 대해 "2∼3개월 경직적이다가 (이후 상승폭이) 좀 떨어질 텐데 다시 반등할지는 경기 등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매우 높아 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때는 어느 국가나 생필품이나 저소득층이 쓰는 물가를 관리한다"면서 "작년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정부가 부득이하게 특정품목의 수급조정을 통해 관리했고 에너지나 전기요금을 해외보다 덜 올리긴 했지만 모든 나라의 공통현상이었다"고 강조했다.
관리물가는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대상으로 만든 가격지수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은 3.9%지만 관리물가 영향을 제외하면 상승률이 4.4%로 확대된다.
근원물가 상승폭 확대 시 금리 인상 재개를 검토할 수 있는지를 묻자 "얼마나 반등할지를 봐야 한다"면서 "(다시 금리를 올린) 호주나 캐나다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나 근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가서 우리와 다른 상황이고, 우리는 3%대로 수렴하다가 (이후) 어떻게 반응할지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 물가목표에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만, 지금은 3%대로 가는 것도 확인해야 할 때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씀을 반복해서 드린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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