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경감 당정협의회 참석한 박대출 정책위의장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당정이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존폐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을 존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는 전 정부에서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폐지에 나섰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존치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 예고되어 왔다.
자사고 등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능력별·수준별 교육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공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고 학교 교육을 다양화시켜야 한다는 점도 주된 이유였다. 2010년 이후 전국에서 54개 학교가 자사고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2014년에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은 "입시 위주 교육과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킨다"며 자사고 폐지를 공동공약으로 내걸면서 국면은 전환됐다. 조 교육감은 당선 후 자사고 14개 학교를 재평가해 6개 학교에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2025년부터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이들 학교는 다시 존치하는 쪽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윤 정부는 국정 과제로 '학교 내 교육과정 다양화'를 강조하면서 자사고, 외고 등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지난 1월에도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자사고를 존치하고 기존 외국어고와 국제고를 재편할 방침이라고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고하면서 이런 기조가 더욱 선명해졌고, 이날 당정 회의에서 이런 사실을 확정·발표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이날 당정에서 발표한 내용 중 또 다른 축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다.
당정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수능 킬러 문항 출제를 지양하고, 사교육 업체의 불법 광고를 단속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 주에 대책들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킬러 문항과 관련해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사교육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이권 카르텔은 교육 질서를 왜곡한다"고 말해 강력한 정책 추진이 전망된다. 업체들은 지나치게 높은 고액 강의료에 대해서 단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킬러 문항을 줄이고 사교육 업체를 단속한다고 해서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평가 자체는 해야 하므로 킬러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난도가 있는 문제가 다시 출제되고, 학생들의 공부량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교육 업체 단속과 관련해서는 "불법적인 부분이 있으면 조사하면 되지만 근거 없이 조사하는 것은 불합리할 것"이라며 "사교육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만들어지는 시장인데, 공교육 문제를 사교육만 인위적으로 조정해서 풀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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