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민주열사·희생자 영정과 행진…“윤 정부, 탄압으로 국민 위 군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참가자 1000여명 보신각~서울광장 행진

“윤석열 정부와 한 해는 마치 지옥과 같아”


한겨레

김종분씨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에서 열린 제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 추모제에 참석해 딸의 영정사진을 찾고 있다. 김 씨는 1991년 폭력적인 시위 진압으로 딸 김귀정씨를 잃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의 한 해는 마치 지옥과도 같았다. 검찰독재, 노조탄압, 공안탄압, 언론탄압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 법치와 자유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10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에서 추모제 참가자 일동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들은 “윤 정부는 민주주의 체제를 허물고 검찰독재로 가고 있다. 압수수색을 통해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무차별 탄압을 재현하고 있다”며 “야간집회 금지 등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권을 침해하고 경찰 폭력을 부추겨 노동자에게 살기 어린 폭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추모제 참가자 1000여명은 오후 12시께부터 민주화운동 열사와 희생자 633명의 영정 사진을 들고 보신각에서 행진을 시작해 광화문사거리를 지나 본행사가 열리는 시청역 광장에 도착했다. 오후 1시께부터 영정 사진은 주최 쪽이 마련한 추모 제단에 차례로 올려졌다.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지난달 분신해 사망한 고 양회동 건설노조 지대장의 영정 사진도 맨 아랫단에 올려졌다.

한겨레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에서 열린 제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 추모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고 양희동 열사 사진을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장은 “지난 시기 우리 역사는 독재의 광기를 민중들의 투쟁으로 맞서서 싸우고 이겨온 승리의 역사였다”며 “해방 이후부터 윤 대통령까지 독재의 칼날이 아무리 민중들을 억압했어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싸워왔다”고 했다. 그는 “여기엔 수많은 열사의 희생이 있었다”면서 “열사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함께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박중기 명예추모위원장은 “제단 앞에 선 우리들의 심정은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산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투쟁해 열사들의 공덕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단은 이날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지난해 이어서 재차 냈다. 이 법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숨진 사람 등의 명예회복과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운동권 신분 세습’이란 이유로 그간 보수정당이 반발해 법 통과가 이뤄지지 못했다.

한겨레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에서 열린 제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현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장은 “아직 21대 국회는 유지되고 있지만, 정권은 바뀌었고 여러 유가협 부모님들이 돌아가셨다. 이런 유가협 부모님들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숨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며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이번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정말 끝을 알 수 없는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990년 6월 성균관대에서 처음 열린 민중민주열사·희생자 합동 추모제는 올해로 32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후원했는데, 이 행사 언론사 광고 문구에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내용이 들어가면서 이날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정부 인사가 처음 불참하게 된 계기가 됐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지금 보고 싶은 뉴스를 구독하세요 [네이버 메인 추가]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