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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셋째 낳으면 무조건 승진"… 한미글로벌 파격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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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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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건 물론 셋째를 출산한 직원은 특진을 시켜주는 파격 제도까지 도입했다. 정부가 지난 16년간 저출산 대응을 위해 280조원을 썼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곤두박질치자 민간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8일 건설사업관리(PM) 기업 한미글로벌은 직원 출산 장려와 가족 친화 업무환경 조성을 위한 복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한미글로벌은 다자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셋째를 출산한 직원은 즉시 특진시켜주는 파격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승진 연한이나 고과에 관계없이 이번 제도 시행 이후 셋째를 출산하면 차상위 직급으로 승진한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직급에 관계없이 제도가 적용돼 부장도 셋째를 낳으면 임원(이사)으로 진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째부터는 출산 직후 1년간 육아도우미를 지원한다.

또 출산한 직원에게는 자녀 수에 관계없이 90일 법정 출산휴가에 더해 30일 특별 출산휴가를 유급으로 부여한다. 육아휴직 3개월 동안은 휴직 전과 동일하게 월 급여를 보전해준다.

한미글로벌은 육아휴직을 한 직원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인사체계를 개편했다. 최대 2년간 사용하는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연수로 인정해 휴직 중에도 진급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신입사원 공개채용 때 자녀가 있는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자녀 양육기에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유연 근무제도도 실시한다. 만 8세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은 2년 동안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결혼 때 주택구입자금대출 지원도 확대한다. 결혼을 앞둔 직원은 기존 무이자 5000만원에 추가로 연 2% 금리의 5000만원 사내대출을 받아 최대 1억원까지 주택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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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도 출산 장려책이 곧 인력 확보로 이어진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겨 관련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태아의 경우 최대 20일 배우자 출산휴가를 보장한다. 육아휴직은 만 12세나 초등학교 6학년 이하인 자녀 1명당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다. LG전자는 만 8세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2년간 육아휴직을 준다. 매년 직원 500~600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임 관련 복지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013년 난임휴직을 도입했다. 최대 1년 안에서 세 차례 나눠 난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2020년부터 최대 3일의 난임치료 휴가를 유급으로 결정했다.

자녀 수에 따라 '다자녀 축하금' 경쟁도 치열하다. SK하이닉스는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100만원을 지급한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는 출산 1명당 30만원을 지원했지만 지난해부터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제도를 확대 시행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출산 축하금으로 첫째는 150만원, 둘째는 200만원, 셋째는 2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입학 때도 각각 100만~200만원의 축하금을 준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서울 양재 본사 사내 어린이집을 기존 1054㎡(약 319평)에서 44%가량 대폭 확장해 1520㎡(약 460평)으로 넓혔다. 보육 정원도 73% 확대했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1개월 내로 정해진 총근로시간 범위 안에서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 집중 육아기, 임신기 등에는 근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포스코는 국내 최초로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만 8세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다면 전일(8시간), 반일(4시간)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김유신 기자 / 이새하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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