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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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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美, 중동 떠나지 않았다”…바이든은 나토정상회의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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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동 산유국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 등 전통적인 우방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ㆍ러시아ㆍ이란 등을 견제하기 위해 지역 내 안보 강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ㆍ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중동에 대한 미국의 관여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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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걸프협력회의(GCC) 사무국에서 GCC 장관들과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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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회사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년 전 제다(사우디 제2의 도시)를 방문했을 때 확언했듯이, 미국은 이 지역(중동)에 계속 머물 것”이라며 “우리는 중동의 밝고 강력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여러분과의 협력에 깊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GCC는 더 안정적이고, 더 안전하며, 더 번영하고, 더 통합된 중동에 대한 우리 비전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최근 들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ㆍ아랍에미리트ㆍ카타르ㆍ쿠웨이트ㆍ바레인ㆍ오만 등으로 구성된 GCC가 안보를 이유로 오랫동안 미국과 밀착해왔듯이 앞으로도 미국의 무기 판매 등 군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드론(무인기) 등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그는 “우리는 핵 개발을 확대하고 최근 국제 공해상에서 유조선 나포 등 불안정한 행동을 하는 이란에 대해 계속 대응하고 있다”며 “중동 전역과 전 세계의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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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제다에서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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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시아파가 70%)을 제외하고는 수니파로 구성된 GCC 회원국들은 전통적으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였으나, 최근 사우디와 이란이 국교를 정상화하는 등 친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이 이를 의식해 이란의 부정적인 모습을 더 부각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언론인 암살 등 인권 문제로 껄끄러웠던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에도 공들였다. 지난달 사우디를 찾았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데 이어, 블링컨 장관도 7일 그와 회동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관계자는 “두 사람이 지역 및 양자 문제들을 폭넓게 다루면서, 허심탄회하고 솔직히 논의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일반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바이든, 연쇄 회담 일정 돌입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을 시작으로 동맹ㆍ우방과 백악관에서 연쇄 정상회담 일정에 들어간다. 특히 오는 12일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 다음 달 11~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의의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나토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방위비를 올리기로 약속했으나, 독일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2025년 이후 국방비 가이드라인을 GDP의 2.5% 수준까지 올리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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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회의 센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2차 본회의 시작 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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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014년 나토정상회의 당시 국방 투자 약속에 기반한 동맹군의 억지력과 방위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논의 등을 포함해 이번 정상회의 준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2일에는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는다. 남중국해 등지에서 미ㆍ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인도와 안보 협력, 각종 원자재ㆍ의약품 등의 공급망 강화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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