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은행권, 이상 외환거래 재발 막는다…금감원 ‘3중 방어체계’ 구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금융감독원 건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조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가 발생한 은행권이 앞으로는 비정상적인 거래를 막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외화송금 거래 시 사전확인 항목을 표준화하고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과 본점 내부통제부서의 사후점검을 강화하는 ‘3선 방어체계’를 구축해 이상 외화송금 거래를 방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7일 은행연합회, 국내 은행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상 외화송금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은행 영업점부터 본점까지 비정상 외화거래 방지에 참여하는 3선 구조의 방어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은행권 일제 검사를 통해 83개 업체에서 총 72억2000만달러(9조3773억원) 규모의 무역거래를 가장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를 적발했다. 감독 당국은 해당 거래 과정에서 은행이 송금과 관련한 증빙서류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하거나, 비정상 거래가 장기간 반복됨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하는 등 외화송금과 관련한 내부통제의 취약점을 발견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마련한 내부통제 체계에 따라 은행 영업점이 수입대금 사전송금 취급 시 증빙서류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을 표준화했다. 의무확인 항목은 거래상대방, 대응수입예정일, 거래금액 등이다. 금감원은 의무확인 항목을 법규나 지침상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으로 한정해 기업들의 외환거래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 은행들의 확인의무 이행 과정에서 기업들에 신고대상 여부 등을 안내해 기업들이 과태료 등 불필요한 행정처분을 받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게 했다.

은행은 두 번째 방어체계로 거래 후 표준 모니터링 기준을 마련하고 감시 시스템 구축을 통해 본점 외환부서의 이상 외화송금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은행권은 그동안 비정상 패턴의 사전송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은행의 모니터링 기준 및 시스템 미비로 이상 외화송금 탐지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은행권 공통의 표준모니터링 기준을 마련하고, 개별 은행별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여 이상 외화송금거래 탐지 능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은행은 중소기업 및 소호(SOHO)의 사전송금을 통한 수입대금 지급 중 거액 및 누적거래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게 된다. 또, 모니터링 대상 검출 및 모니터링(패턴점검) 실시, 내부통제부서에 모니터링 결과 공유 등 수행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금감원은 마지막 방어체계로 은행 본점 내부통제부서의 사후점검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영업점 환류 등 사후점검 체계 마련하도록 했다. 현재 영업점에서 이상 외화송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전송금 업무처리에 대한 사후점검‧피드백 등 내부통제는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은 자금세탁방지부를 통해 외환부서 모니터링 결과 발견된 의심업체에 대해 영업점에서 의심거래보고(STR)가 미이행된 경우 점검을 강화하고, 이상외화송금업체 거래유형을 의심거래보고 추출 룰(STR Rule)에 추가해야 한다.

은행들은 이달 중 지침 개정, 내규 반영 및 전산시스템 구축 등 준비를 거쳐 다음달부터 개선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전산시스템 개발, 업무절차 마련 등 시간이 필요한 일부 과제는 올해 3분기 중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사전송금 관련 은행권의 내부통제 기능이 체계적으로 작동함으로써 이상 외화송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한편, 기업들의 신고의무 위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