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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경기 침체 우려에 굳은 시멘트株…가격 또 올려 반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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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새 쌍용C&E 등 주가 25~40% 하락

전기료 인상 등 제조원가 부담에 영업이익 하락세

가격 인상에도 주택경기 부진, 경기 침체 우려에 주가 상승 어려울 듯

최근 1년여 동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건설현장에서는 공사가 멈출까 아우성이지만 시멘트 업체 사정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이미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시멘트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반전을 노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1위 시멘트 제조·판매기업 쌍용C&E의 주가는 최근 1년 새 약 25% 떨어졌다. 1년 전 8000원선을 넘보던 주가는 지난 5일 5850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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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있다. 쌍용C&E 연간 영업이익은 2020년 2502억에서 2021년 2487억원, 지난해 2209억으로 3년 내리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17억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이 30% 이상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그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 외형의 5할 이상을 담당하는 내수 시멘트 매출이 증가한 데 반해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인 이유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시멘트 제조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산업용 고압 전력량 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데,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되면서 1kWh당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뛰었다.

다른 경쟁 업체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1년 새 한일시멘트 주가는 1만8800원에서 1만2990원으로 약 31% 내려앉았고, 한일현대시멘트도 2만9750원에서 1만7840원으로 40% 떨어졌다. 두 기업의 최근 3년 영업이익 역시 감소 추세다.

전기료를 비롯한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가격 인상 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 앞서 쌍용C&E가 지난달 말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약 14% 인상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성신양회도 비슷한 인상폭으로 가격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 제조 업체들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5일에는 시멘트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1~2%대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시멘트 수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고, 하반기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주가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축 착공 면적은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까지는 시멘트 내수 출하량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시멘트 판매단가 인상,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고점을 찍은 후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택경기 침체로 시멘트 수요가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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