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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술·담배보다 대마 먼저"…귀국한 큰손들, 마약 찾는다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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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어제(5일) 대마를 합법화한 미국에서 마약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규제가 느슨해진 미국에서 마약을 접하게 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돌아와서도 마약을 계속 끊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겁니다.

신용식, 김민준 두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신용식 기자>

뉴욕 맨해튼 한인 타운.

출입문을 잠그고 손님을 가려 받고 있는 마약류 판매소.

취재진이 한국인임을 알아보고는 곧장 문을 열어줍니다.

[A 대마샵 직원 : 우리 고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특히 한국인입니다.]

신분증 확인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그냥 입장시키는 이 판매소는 한국인이 익숙한 듯 충고까지 덧붙입니다.

[B 대마샵 직원 : 한국인 관광객, 하루에 15~30명 정도 와요. 다만, 한국에 (대마 제품을) 챙겨가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파티가 많은 금요일에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C 대마샵 직원 : 여기 한국인 오냐고? 금요일에 엄청 많이 옵니다!]

한인 타운 근처 판매소.

길을 지나는 관광객에게도 대마 상품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지금 제 손에 있는 건 대마가 들어간 오일입니다.

대마 가게 앞을 지나면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한인타운 음식점에서 한국인들의 대마 흡연은 흔한 일입니다.

[이영/뉴욕 한인 타운 음식점 사장 : 식당 안에서도 계속 감추고, 소매 밑으로 이렇게 감추고 이렇게 해요. (냄새 때문에) 마스크 필수예요.]

한국인이라면 대마는 미국에서 피워도 당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브레이크'가 느슨해지면서 불법 약물에 대한 한국인의 노출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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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해외에서 배운 마약은 그곳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났고, 다른 마약에도 손을 대면서 강도를 높여갔습니다.

해외에서 한국까지, 이 악순환에 빠졌던 이들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3살 때 미국으로 간 A 씨.

시작은 중1 때 처음 경험한 '대마'였습니다.

[A 씨 : (학교마다) 한두 명 정도는 무조건 대마초 판매하는 친구가 있어요. 저는 오히려 담배나 술을 먹기 전에 대마초를 먼저 피우게 됐어요.]

이후 파티에서 엑스터시, 코카인을 접했고, 20살 넘어 한국에 들어온 뒤 결국, 필로폰까지 손을 댔습니다.

[A 씨 : 텔레그램이 활성화되면서 저도 이렇게 온라인 방식으로 구해 보니까 너무나 쉬운 거예요.]

현재 재활 치료 중인 A 씨는 대마 합법화로 한국인 유학생들이 더 쉽게 노출될 거라며 우려했습니다.

[A 씨 : 어쩔 수 없이 접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구해야 된다는 그 생각조차가 그냥 사라진 거고 당연시된 거예요. 이게 뭐 마트 가서 사듯이.]

유학 중 대마를 경험한 일부 유학생은 밀반입을 시도하는데, 실제로 지난 4월, 20대 유학생이 직접 들고 오다가 관세청에 적발됐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대마초 양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미국, 대마 관련 판결문 14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밀반입 등의 형태로 들여온 경우가 81건, 여기에 복용까지 함께 한 경우는 19건에 이릅니다.

그러나 대표적인 암수범죄인 마약 범죄의 특성상, 실제 밀반입되는 대마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진실/마약 전문 변호사 : 국제우편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들여오는 양이 적지 않은데, 세관에서 모두 다 발각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로 압수된 양보다 국내에 유입되는 양들이 굉장히 많고..]

미국의 대마 합법화는 마약 차단을 위한 우리 '골든타임'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오영택, CG : 조수인)

<앵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미국서 시작해 국내로 이어지는 실태는?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 미국에서 대마 들여오려는 건수 늘고 있다는 것. 저희 보건의료팀이 2년 동안의 판결문을 전수 분석해서 알아낸 겁니다. 저희는 미국발 대마만 확인했는데 캐나다, 영국, 동남아 국가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국가에서 마약 손댄 젊은이들 저희가 직접 만나기도 했는데, 관련 통계는 아예 없습니다. 대마, 심각한 마약이 어떻게 유입되고 누가 주로 중독되고 있는지 학계 연구나 국가 조사를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가장 급한 대책이 뭔지 알 수 있으니까요.]

Q. 대마에서 악성 마약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 제가 논문 2개 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논문은 알코올 중독 그동안 과음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 주요 원인은 특정 유전자, 이게 있으면 과음하지 않아도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두 번째 논문 보면 이 특정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이 대마에 손대면 모르핀, 펜타닐 같은 심각한 마약 중독으로 빠질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합니다. 이 특정 유전자는 일반 인구 100명 중 10~20명꼴인데, 결코 적지 않은 숫자죠. 이들이 대마에 손대면 악성 마약 중독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Q. 마약 취약 인구에 대한 국내 조사 필요?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 특정 유전자가 있으면 담배와 커피 등에도 중독되기 쉽습니다. 술, 담배, 커피 끊고 싶은데도 어려운 사람들은 대마에 손대면 낭패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학적 원리가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실태조사가 필요합니다. 이게 마약 대책의 첫걸음입니다. 실태조사가요.]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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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식 기자 dinosik@sbs.co.kr
김민준 기자 mzmz@sbs.co.kr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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