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각) 나토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회의에서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과 방위비 지출 확대 등 오는 7월 열리는 정상회의 의제를 최종 조율한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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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안전보장 문제에 대해 회원국 간 시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리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이 정말 멈추도록 해야 한다”라며 “전쟁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슬로에서 나토 회원국의 외교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방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적절한 시기에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데에 모든 동맹국이 동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을 허용할지, 허용한다면 나토 가입 전까지 어떻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지를 두고 아직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몰도바에서 열린 ‘유럽 정치 공동체 정상회의’(EPC)에서 ‘나토가 올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의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비롯해 비회원국까지 러시아, 벨라루스, 튀르키예를 제외한 47개 나라 지도자가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는 결정의 해”라면서 “올여름 빌뉴스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위한 회원국의 분명한 초청과 나토 회원국이 되는 과정에서의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폴란드나 발트해 국가 등 나토의 동유럽 회원국들은 이런 구상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날 미국 <시엔비시>(C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있을 곳은 나토”라고 지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동맹 가입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정의해야 한다”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구속력 있고 개방적이며 확장 가능한 안전 보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1일 미국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또 여기에는 무기 지원, 군사 훈련, 정보 공유,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등이 약속돼야 하고 이러한 안전 보장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의 대체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나토 외교장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분명한 언급을 피했다. 대신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군사적 관계 강화 필요성 정도만 언급했다.
나토 회원국이지만 친러 성향을 보이는 헝가리는 아예 다음달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를 의제에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씨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페이스북에 “전쟁 중인 국가의 나토 가입 문제는 (정상회의) 의제가 될 수 없다”라고 했다. 나토가 새로운 동맹국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현재 나토의 공식 초청을 받은 스웨덴조차도 튀르키예와 헝가리 정부의 반대로 가입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나토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에 대해 다음달 정상회의에서 분명한 태도를 밝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회원국이 그때까지 이견을 좁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계획을 밝힐 가능성은 있다. 지난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이스라엘식 안보 모델’을 적용하는 논의가 동맹국 사이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예컨대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와 안보 협정을 맺어 무기와 첨단 기술을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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