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지날 경우 러·북·중에 서방 동맹 약하다는 신호"
에르도안, F-16 구매 및 서방 지원 요구하며 비준할 듯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 앙카라 대통령궁으로 찾아온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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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튀르키예(터키)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7월 전 성사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과 함께 이보다 가입이 지연될 경우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인 '반(反)테러법'을 마련했다. 튀르키예와 스웨덴은 그간 쿠르드족 문제를 두고 반목해 왔는데, 스웨덴 측에서 나토 가입을 염두에 두고 쿠르드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며 한 발 양보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튀르키예가 핀란드의 가입을 비준하며 핀란드는 지난달 4일로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아직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다.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옹호하고 있다며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두 나라가 쿠르드족의 테러 관련 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스웨덴 측에서는 지난 3월 테러 조직에 관여한 이들을 처벌하는 반테러법을 의회에 제출하는 등 튀르키예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나토 가입을 위한 양국 간 회담도 재개됐다.
스웨덴 측에서는 오는 7월11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7월 데드라인'은 스웨덴뿐만 아니라 나토 회원국에게도 핵심 기한이다. 이 기한을 놓칠 경우 러시아나 북한, 중국 등 반 나토 세력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 나토 외교관은 CNN에 "이 기한을 지나면 푸틴과 같은 사람들에게 서방의 동맹이 약한 고리로 이뤄졌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는 그들(러시아·북한·중국 등)에게 문제를 일으킬 여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현 매케인 연구소 소장이자 전 미국 국방부 관리를 지낸 에블린 파르카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스웨덴이 가능한 한 빨리 나토에 가입하지 못한다면, 이는 푸틴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리(나토)의 강력한 대응을 희석(dilute)시킬 것"이라며 "푸틴은 이를 일종의 승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대선 결선투표서 승리해 30년 종신 집권의 길을 연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5.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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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며 튀르키예가 친(親) 서방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대가로 미국의 전투기나 서방의 자금 유입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튀르키예 전문가 엠레 페케르는 "튀르키예와 미국, EU 간 관계는 거래적이고 긴장된 상태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에르도안은 올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하고,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F-16 구매를 요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는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구매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 의회 일각에서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튀르키예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신흥국 애널리스트 티모시 애쉬는 미국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기고문을 통해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해 동맹국들과 합의하지 못하면, 이미 악화된 국제 수지로 인해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폭풍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회원국 자격을 승인해 불만을 품은 동맹국들과 어느 정도의 조화를 회복하고, 시장의 불안 요소를 제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을 통해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서방의 의심에서 해방됨으로써 서방의 자금 채널이 자유로워지고 리라화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 유입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랄 수 있다"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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