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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뻔뻔한 변명…'강간살인미수' 놓친 부실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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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일) 첫 소식은 지난해 JTBC가 처음 보도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관련입니다. 누가 봐도 성범죄도 의심됐지만 전혀 진척이 없던 지난 1년. 어제서야 DNA 재감정에서 가해자 DNA가 나오면서 가해자에게 강간 혐의가 추가됐고 검찰의 구형도 늘어났습니다. 잠시 후 뉴스룸에서는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어렵게 싸워 온 피해자를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그에 앞서 저희 취재진이 확보한 사건 초기, 가해자의 황당한 거짓말들을 보도합니다. 사실 1심 법원 때까지는 부실한 초동 수사로 이 거짓말이 통했었습니다.

먼저 임지수 기자입니다.

[임지수 기자]

피해자가 오피스텔로 들어서고, 잠시 뒤 가해자 이모 씨가 뒤따라 들어오며 입구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합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해있었다는 이씨 진술과 배치됩니다.

그런데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황당한 말을 꺼냅니다.

[경찰 수사관/2022년 5월 (경찰 조사) : (범행 전) 상단에 있는 CCTV를 확인하는 듯한 그 장면이 있거든요. 본인이 위로 보고 이렇게 그…]

[이모 씨/가해자 (2022년 5월 / 경찰 조사) : 제가 술이 많이 될수록(마실수록) 그냥 원래 이렇게 하는데 사람이 술 먹으면 이렇게 하면 토가 나오지 않습니까? 항상 배를 이렇게 벌리고 원래 이리 걷는 습관들이 다 있기 때문에…]

곧이어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던 피해자 머리를 돌려차기로 가격한 이 씨, 역시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합니다.

[이모 씨/가해자 (2022년 5월 / 경찰 조사) : {머리 찬 거 기억 안 난다 이거네요.} 예, 진짜 기억이 안 나요.]

완전히 의식을 잃을 때까지 계속 발로 차고, 밟았지만 같은 진술만 반복합니다.

[이모 씨/가해자 (2022년 5월 / 경찰 조사) : 한, 한두 번 이래 때린 건 기억이 나는데 그리했는지는 몰랐어.]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들쳐업고 CCTV가 없는 곳으로 간, 이른바 '사라진 8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히려 피해자가 정신을 잃은 것 같아 깨우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모 씨/가해자 (2022년 5월 / 경찰 조사) : {(구석으로) 데려가서 뭐했어요, 그러면?} 뺨을 이렇게 친 거 같습니다. 안 일어나길래…피나는 걸 보고 술이 어느 정도 깼는데 거기서 제가 그러면 진짜 XXX이지 않겠습니까?]

[앵커]

사실 성범죄 정황은 많았습니다. 피해자의 상태도 그렇고, 심지어 가해자는 범행 직후 휴대전화로 '강간치상'이라는 단어를 검색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늦고 부실한 유전자 감식으로 성범죄는 하마터면 묻힐 뻔했습니다.

계속해서 이호진 기자입니다.

[이호진 기자]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이 벗겨져 있었고…

[피해자 : 제가 아무 속옷도 안 입고 있더래요. 더 내리니까 오른쪽 종아리쯤에 팬티가…]

범행 직후 휴대전화로 강간 등을 검색하고도…

[이모 씨 (2022년 6월 검찰 조사) : (그런 범죄를 하는) 그런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 (궁금해서.)]

가해자 이 씨는 성범죄를 부인해 왔습니다.

피해자에게 DNA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모 씨 (2022년 6월 검찰 조사) : 제가 만약에 성 관련해서 그런 게 있었으면 솔직히 DNA 이런 것도 다 나왔을 거고, 형사님도 이렇게 했으니까.]

실제 경찰은 피해자 속옷이 내려가 있었다는 증언에도, 피해자 신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은 하지 않았습니다.

CCTV가 없었던 데다, 피해자가 일주일 가까이 의식을 잃었던 상황이라 유전자 감식만이 유일한 증거가 될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 겉옷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했지만 성범죄 보다는 기존 중상해 혐의를 확인하는데 집중했습니다.

피해자 하의 뒤쪽에서 DNA가 검출됐지만, 가해자가 범행 직후 기절한 피해자를 들쳐업을 때 닿았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피해자 속옷에 대한 DNA 감식은 한 달 뒤에야 이뤄졌습니다.

당시 경찰은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 : 피의자는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범행 이후의 수상한 행동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수사를 했습니다.]

(VJ : 장지훈 / 인턴기자 : 고선영·김지현)

임지수 기자 , 이호진 기자 , 김정은,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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