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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누워서 책 읽는 노무현 독서대, 독수리 타법 이승만 타자기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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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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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들어 특허까지 받으면서 썼던 독서대.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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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독서대와 반려견 강아지를 그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스케치, 매일 새벽 조깅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동화….

해방 뒤부터 최고 권력자 거처로 쓰인 청와대의 74년 역사를 함축한 역대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 물품들이 한자리에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5월 국민에게 열린 청와대의 개방 1돌을 맞아 역대 대통령 역사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를 1일부터 연다고 밝혔다. 청와대 본관과 춘추관에서 8월28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는 역대 대통령들의 일상 생활 기록을 담은 여러 소품과 자료들을 처음 일반인들에게 내보이는 자리다. 일부분 복원된 청와대 시설의 원래 모습들까지 함께 보여준다.

박보균 장관은 이날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를 써내려간 최고 리더십의 무대였던 청와대에서 대통령들의 상징적인 소품을 통해 그들이 권력의 정상에서 고뇌하고 결단을 내리던 순간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시를 준비했다”고 알렸다. 그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 대통령들을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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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이 스케치한 반려견 그림.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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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청와대의 중심인 본관의 세종실과 인왕실에서 펼쳐진다.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에서 누렸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생활 소품들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마다 각기 다른 소품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쉽고 친근하게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얼개로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문 타자기다. 해방 전 독립운동을 할 때부터 가방에 넣고 다닌 것으로 이 타자기를 ‘독수리 타법’으로 치며 신생국가의 대외 전략을 수립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74년 사법시험 준비 시절 만들어 실용신안 특허를 받은 뒤 청와대에서도 사용한 ‘개량 독서대’도 눈길을 끄는 물품이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게 각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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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이 쓰던 영문 타자기.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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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인 스피츠 방울이를 정성껏 연필 필선으로 옮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스케치 그림과 날마다 꼭 새벽 조깅을 했던 김영삼 대통령이 신었던 운동화, 꽃을 다듬고 가지를 치면서 정국을 구상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원예가위, 어릴 적 여읜 부친의 유품으로 한가할 때 즐겨 불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퉁소 등도 진열장에 등장한다.

본관 자체도 ‘내부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대통령이 국빈을 맞이하고 집무를 하던 시기의 모습을 되찾는 중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전시 기간 카펫 보호를 위해 설치되었던 덮개 카펫을 걷어내고 다시 드러난 붉은 카펫을 관객에게 공개한다. 아울러 본관 건립 시 설치됐던 작품들도 복원 작업을 거쳐 원형과 제자리를 찾은 모습으로 관객을 맞는다. 일례로, 중앙계단의 <금수강산도>는 제작 당시 은을 섞어 채색했던 금색 부분이 산화되어 검게 변한 것을 김식 작가가 직접 복원해 금빛을 되찾았다. 충무실 전실에 있던 10폭 병풍인 서예가 이수덕의 <아애일일신지대한민국(我愛日日新之大韓民國)>, 국무회의장으로 쓰이던 세종실에 설치된 백금남의 벽화 <훈민정음>도 이번 전시를 맞아 새롭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밖에 기자회견장으로 쓰였던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는 청와대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되었던 가구와 식기 등 생활소품을 전시하게 된다.

문체부 쪽은 청와대 시설물 보호와 관람객 안전을 위해 본관 관람객 수를 동시 수용인원 200명 규모로 조정할 방침이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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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장품이었던 퉁소.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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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깅화.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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