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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강하게...가공육, 신선한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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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실온보관 ‘식물성 캔햄’ 개발

천연원료 사용 ‘건강한 햄’ 인식 판매영향

염분 농도 줄인 샤퀴테리도 와인족에 인기

헤럴드경제

신세계푸드가 식물성 재료로 만든 햄. 신세계푸드는 독자기술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통해 ‘콜드컷 슬라이스 햄’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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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육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끊임없이 지적되는 식품이다.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붉은 고기에 아질산나트륨 등 각종 화학첨가물까지 첨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평소 즐겨먹던 가공육을 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보다 건강하게 만들어진 고급 가공육 또는 아예 ‘식물성’ 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타협’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공육의 상징은 단연 ‘캔 햄’이다. 흰 쌀밥이 짭쪼름한 햄과 ‘꿀조합’을 이룬다는 이유로, 서구권에 비해 캔 햄의 소비가 높은 것이 한국 소비자의 특징이다.

이러한 캔 햄이 최근에는 동물성 영역을 과감히 뛰쳐나와 식물성 범주 안에 들어왔다. 캔 햄의 신선한 ‘배신’이라 할 만 하다. 세계 최초로 실온 보관이 가능한 식물성 캔 햄의 완성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탄생됐다. 신세계푸드는 독자기술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통해 ‘콜드컷 슬라이스 햄’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식물성 런천 캔햄’을 출시했다. 풀무원도 같은 해 12월 ‘식물성 지구식단 LIKE런천미트’를 내놓았다.

대체육 상품이 쏟아지는 시기에 식물성 햄의 등장이 그리 놀랍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식물성 햄의 구현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붉은 고기와 달리, 붉은 색이 군데군데 보이는 햄의 ‘불규칙한 색감’은 유사하게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탱글탱글’하게 흔들어지는 특유의 조직감은 고기와는 또 다른 난제다.

식물성 햄·소시지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기초 단계부터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신세계푸드의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물성 햄에 사용한 천연 색소는 일반 식용 색소와 특징이 달라 굉장히 많은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또 매끈한 질감과 탄력성을 살리기 위해 해조류 성분 비율을 맞추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은 비트(beet·빨간 무) 등으로 햄과 소시지의 붉은 색을 만들고, 갈색 부분은 카카오 분말과 같은 식물 유래 원료를 사용했다. 탄력성 구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식이섬유를 조합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물성 햄은) 현재 일반 육류 햄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나, 향후 대안육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일정 규모에 이른다면 더 저렴한 공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의 가공육 시장에서도 웰빙 바람은 거세다. 어차피 먹는다면,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보다 건강하고 고급스럽게 먹는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샤퀴테리(charcuterie)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 또는 ‘핫한’ 샌드위치의 주인공은 이 샤퀴테리가 장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잠봉·프로슈토·파스트라미는 “아직 안 먹어봤어?” 말이 따라올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샤퀴테리는 유럽의 전통 방식에 따라 공장식 대량생산이 아니라, 천연재료로 만드는 ‘고급 수제 육가공품’을 말한다. 대부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건강한 사료로 기른 고기를 이용하며, 특히 아질산나트륨 함량을 줄이거나 없앤 것이 특징이다. 일반 가공육은 유통기한이나 발색을 위해 아질산나트륨을 넣는다. 하지만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Group1)로 지정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성분이다. 고온 가열 시 암 유발 성분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와 함께 방부제나 색소 없이 천연 향신료만을 사용하거나, 염도를 반으로 줄이고, 천일염을 사용하는 등 샤퀴테리 제품은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국내에서도 샤퀴테리 생산업체가 잇달아 생기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한국형 발효생햄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한국식 샤퀴테리’를 개발한 업체도 나왔다. 국산 돼지를 사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탄생된 샤퀴테리다.

박윤진 유로모니터코리아 식품&영양부문 수석연구원은 “샤퀴테리는 레스토랑 등 외식 채널에서 입소문을 탄 대표 상품으로, 와인 안주용이나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인기를 얻으면서 샤퀴테리 전문점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 육가공품과 달리, 인공첨가물 섭취를 줄일 수 있어 일반 햄에 비해 건강하다고 인식되는 점이 중요한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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