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쥔 튀르키예는 나토 회의 '불참'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30일 스웨덴 룰레오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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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를 둘러싸고 튀르키예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필요한 마지막 열쇠를 튀르키예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스웨덴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금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마무리 지을 시점"이라며 튀르키예에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스웨덴은 이제 준비가 됐다. 더는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달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 나토 공식 회원국이 된 핀란드와 달리, 스웨덴은 튀르키예가 가입 비준안 처리를 미루면서 아직 합류하지 못한 상태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 집단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관련, 스웨덴이 해당 조직원 신병을 인도하지 않았다며 나토 가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토는 회원국 전체가 찬성해야 새 회원국을 받는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최근 대선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F-16 전투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는 튀르키예에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이 먼저"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며 스웨덴의 애를 태우고 있다. 당초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 회의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회동해 자국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불발된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 28일 튀르키예 대선 당시 스웨덴 국회의사당 건물에 PKK를 상징하는 깃발 영상이 투사된(Projected)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스웨덴 당국에 이 사안의 진상을 규명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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