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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히잡 의문사' 첫 보도했다 사형 위기… 이란 기자, 재판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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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재판서 "언론인 의무 수행했을 뿐"
한국일보

'히잡 의문사' 사건을 첫 보도했다 기소된 이란 기자 닐루파르 하메디(왼쪽)와 엘라헤 모함만디.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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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히잡 의문사'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란 기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인권을 위해 국가 권력에 맞선 이 기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앞서 이란 사법부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보도한 기자 닐루파르 하메디(31)를 반체제 선동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 판결 시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메디의 남편 모하메드 호세인 아졸로우는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이란 혁명법원 제15 재판부에서 아내의 첫 번째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하메디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법의 틀 안에서 언론인의 의무를 수행했을 뿐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아졸로우는 전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하메디의 변호인이 변론할 기회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메디는 개혁 성향 일간지 샤르그 소속 기자로 지난해 9월 아미니가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에 있는 모습을 처음 보도했다 같은달 20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로 최소 79명의 언론인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가 서방 세력이 조장한 폭동으로 규정하면서 유혈진압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최소 500명이 숨지고 2만여 명이 체포됐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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