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추세에 대응해 정부가 고령층, 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고용확대정책을 총동원해도 향후 5년간 취업자 수는 25만~30만명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 게시판 모습. 2023.5.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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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30일 발간한 ‘노동공급의 추세적 변화에 대한 평가 및 전망’이라는 제목의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노동시장 여건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 추세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생산가능인구 중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의 비중으로, 한 나라의 노동공급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큰 축을 담당해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올해 모두 60대가 되면서 노동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 기준 경제활동인구의 15.6%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퇴장이 가속화하면서 노동공급의 추세적 흐름이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름세를 지속했다. 지난 2010년 45.6%였던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53.1%로 7.5%포인트(p) 상승했다. 그러나 성별·연령별로 나눠서 보면 고령층 내에서도 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65세 미만 여성 고령층의 경우 교육 수준 향상, 서비스업 취업 등에 힘입어 경제활동참가율이 같은 기간 48.1%에서 59.5%로 11.4%p 큰 폭 상승했다.
반면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은 남성 베이비붐 세대의 주된 일자리가 기술진보에 취약하다는 특성 때문에 같은 기간 경제활동참가율이 77.6%에서 81.3로 3.7%p 오르는 데 그쳤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인해 남녀 모두 2010년대 중반부터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실장은 “고용정책 등 노동시장 여건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 추세는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부진 등으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전체 노동공급도 2020년대 중반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이 경제활동참가율 추세와 자연실업률 추정치를 이용해 향후 취업자수 추세를 산출한 결과, 앞으로 5년(2023~2027년)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평균 7만~14만명으로 지난 2010~2019년 평균치인 34만4000명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에 대응해 고령층, 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을 활용하는 고용확대정책을 펼쳐도 향후 5년 간 취업자 수는 연평균 25만~30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각 고용확대 정책의 효과를 다소 낙관적으로 상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축소를 모두 해소하기에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등 일부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에 따른 노동시장 기여도는 0.9%포인트(p)인데, 이는 고령화 진행에 따른 인한 전체 기여도(-1.6%)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고령화로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생산성, 인적자본 축적 등 질적 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경제활동참가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고령층 고용정책은 성, 연령, 교육수준 등 개별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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